서울시는 기존 서울 도성 내부 일대와 사대문 안에 적용해온 ‘역사도심 기본계획’을 규제 완화 방침에 따라 ‘서울도심 기본계획’으로 대체하기로 하고 8일 공청회를 연다고 7일 발표했다. 시는 올해부터 ‘2040서울도시기본계획’과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 등에 따라 지역별 최고 30~90m로 일률적으로 정했던 건축 고도 제한을 유연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사대문 안 도심은 문화재보호법보다 한층 강화된 규제를 적용한 역사도심 기본계획에 가로막혀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다. 시는 앞으로 서울의 녹지 공간, 공원 등을 공공기여(기부채납)하는 조건으로 도심지역 고밀도 개발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서울시는 도심에 적용한 ‘최고 높이’ 대신 ‘기준 높이’만 설정한 뒤 지구단위계획, 정비계획에서 최종적으로 개발 고도를 확정하기로 했다. 기존 계획은 조선시대 옛길을 보존·복원하기 위해 주변 건축물의 신축·증축을 제한해 왔다. 원형 훼손을 최소화하고 가로경관을 유지하기 위해 상당수의 옛길 도로변 건축물 최대 높이를 2~3층으로 제한했다. 또 ‘묵사동천’과 ‘남소문동천’ 등 조선시대 옛 물길을 복원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현재 대부분 하수관인 이들 물길 주변 개발도 제한받았다. 앞으로는 건축법상 허용하는 높이와 용적률 내에서 공원과 녹지 등을 공공기여하는 조건으로 완화된 조건을 적용해 인허가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2015년 나온 역사도심 기본계획은 600년 역사의 서울 도심 역사와 문화적 가치 보존에 무게를 뒀다”며 “역사도심 계획이 도심 낙후지역 개발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이 많아 새롭게 정비했다”고 설명했다.
일제시대나 근현대 건축물 등 역사문화자원에 대한 건축 제한도 대폭 완화한다. 과거 서울시는 근현대 건물 등에 광범위하게 역사적 가치를 부여, 1970년대 지은 개포주공 아파트 건물을 재건축 과정에서 일부 보존하도록 하는 등의 정책을 추진했다. 서울시는 기존에 목록으로 관리해온 283개 역사문화 건축물을 47개로 최소화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민간 소유 건축물의 증개축 제한만 하고 보존을 위한 예산 투입 등 조치가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앞으로는 건축물을 보존할 경우 혜택을 제공하는 등 건축물이 유지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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