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文, 풍산개 쓸모 없어졌나…김정은 보듯 애지중지하더니"

입력 2022-11-08 10:35   수정 2022-11-08 10:36


홍준표 대구시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를 정부가 관리비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반환하기로 한 데 대해 "개 3마리도 건사 못하면서 어떻게 대한민국을 5년이나 통치했는지"라고 비꼬았다.

홍 시장은 8일 페이스북에서 "김정은 보듯 애지중지하더니 사룟값 등 나라가 관리비 안 준다고 이젠 못 키우겠다고 반납하려고 하는 것 보니 풍산개가 이젠 쓸모가 없어졌나 보다"고 적었다.

홍 시장은 "개 3마리도 건사 못하면서 어떻게 대한민국을 5년이나 통치했냐"며 "그러지 말고 북송시켜 김정은에게 보내라. 전직 대통령은 키우는 개도 나라가 관리해주나. 참 좋은 나라다"라고 덧붙였다.

행정안전부와 문 전 대통령 비서실 등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 측은 지난 5일 오전 행안부에 '퇴임과 함께 경남 양산 사저로 데려갔던 풍산개들을 국가에 반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현 정부가 매월 약 250만 원에 해당하는 '개 관리비' 지원에 난색을 보이자, 더 이상 위탁 관리를 맡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국민의힘이 '개 사룟값을 아까워한다', '견사구팽' 등의 비판을 내놓자 문 전 대통령 측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대통령실의 반대로 인해 더 이상 개를 키울 수 없게 됐다'는 취지의 반박을 내놨다. 현 정부에서 당초 문 전 대통령에게 풍산개 관리를 위탁했고 이에 따른 지원 근거 규정 마련도 약속했으나, 이유를 알 수 없는 대통령실의 반대로 지지부진한 상황이 이어져 왔다는 주장이다.


문 전 대통령 비서실은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하겠다고 밝히면서 "위 풍산개들은 법적으로 국가 소유이고 대통령기록물이므로 문 전 대통령 퇴임 시 대통령기록관에 이관됐으나, 대통령기록관에 반려동물을 관리하는 인적·물적 시설과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정서적 교감이 필요한 반려동물의 특성까지 감안해, 대통령기록관 및 행안부와 문 전 대통령 사이에 그 관리를 문 전 대통령에게 위탁하기로 협의가 이뤄졌다"며 "보도된 바처럼 윤석열 당선인과의 회동에서도 선의의 협의가 있었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이후 대통령기록관과 행안부가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해 명시적 근거 규정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고, 행안부가 지난 6월 17일 시행령 개정을 입법예고 했으나, 이유를 알 수 없는 대통령실의 이의 제기로 국무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후 행안부가 일부 자구를 수정해 다시 입법예고 하겠다고 알려왔으나, 현재까지 진척되지 못한 상황이라는 게 문 전 대통령 측 설명이다. 비서실은 이와 관련해 "역시 대통령실의 반대가 원인인 듯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문 전 대통령 측의 풍산개 반환 의사는 "전적으로 문 전 대통령 측 판단"이라고 일축했다. '대통령실이 풍산개 관리비 지원을 위한 시행령 개정에 반대했다'는 문 전 대통령 측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문 전 대통령 측에서 풍산개를 맡아 키우기 위한 근거 규정을 마련하고자 했으나 대통령실이 반대해 시행령이 개정되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해당 시행령은 대통령기록관 소관으로서, 행안부, 법제처 등 관련 부처가 협의 중일 뿐, 시행령 개정이 완전히 무산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관계부처가 협의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로서, 시행령 입안 과정을 기다리지 않고 풍산개를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한 것은 전적으로 문 전 대통령 측 판단일 뿐, 현재의 대통령실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이 키우던 풍산개는 2018년 9월 18일 평양 목란관에서 열렸던 3차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부가 당시 문 대통령 부부에게 풍산개 한 쌍의 사진을 보여주며 선물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같은 달 27일 우리 정부가 판문점을 통해 받았다. 수컷 송강은 2017년 11월 28일, 암컷 곰이는 2017년 3월 12일 각각 풍산군에서 태어났다. 이후 곰이와 문 전 대통령이 기르던 풍산개 '마루' 사이에서 새끼 7마리가 태어났고, 이 중 6마리는 입양됐다. 청와대에 남은 '다운이'는 부모 견와 함께 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사저로 내려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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