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공유오피스 상상플래닛이 청년 창업가들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KT&G가 운영하는 이 공유오피스에 사회 혁신을 꿈 꾸는 창업가 200여명이 모여 잇따라 성과를 내면서, 개관 2년만에 '소셜벤처 메카'로 급부상했다.
8일 KT&G에 따르면 성수동 상상플래닛에는 현재 70여개 스타트업과 200명이 넘는 벤처인들이 입주해있다. 입주율은 90% 이상이다.
2020년 7월 개관한 이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8층으로 연면적 약 4000㎡(1210평) 규모의 공유 오피스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때에 문을 연 탓에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젊은 창업인들 사이에선 '입주하고 싶은 공간'으로 유명하다.
상상플래닛은 단순한 공유오피스가 아니다. 일단 임대료가 일반 공유 오피스의 절반 수준으로 싸다. 독립 사무공간 뿐 아니라 스튜디오, 카페, 휴식 라운지, 샤워실 등 대기업 수준의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
무엇보다 입주인 대부분이 소셜벤처인들이라는 점에서 사업 시너지를 꾀할 수 있다. 소셜벤처는 영리 목적으로만 기업을 꾸리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을 펼친다.
예를 들어 상상플래닛 입주사인 소셜벤처 컬택은 발달장애인을 위한 저렴하고 효과적인 가상현실(VR) 교육 컨텐츠를 만든다. 국내에서 자란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반려동물용 용품을 만드는 프루티바스켓도 상상플래닛에 입주해 있다.
증강현실(AR) 어플리케이션 파라버스를 운영하는 이매지니어스의 경우 가상세계에서 유통되는 창작물의 저작권을 보호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최근 정부 지원금을 받아냈다. 초기엔 자금이 없어 학교 창고에서 창업을 했다는 김진성 이매지니어스 대표는 "한국경제신문의 스케일업센터를 거쳐 KT&G의 상상플래닛에 입주하며 사업을 키워 왔다"며 "정부 지원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가운데, 이를 민간 기업이 보완해주면서 벤처생태계가 발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KT&G가 지원하는 사회혁신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상상 스타트업 캠프'는 2017년 시작돼 벌써 7기를 모집하고 있다. 1~6기를 거친 스타트업들의 누적 매출액은 210억원, 고용효과는 831명에 달한다. 캠프 출신 사회적기업 112개 중 고용노동부가 선정하는 '사회적 기업 육성 사업'에 38개가 진입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KT&G 관계자는 "단순 후원 중심 지원을 넘어서 창업가를 발굴하고 육성하며 네트워킹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가치있는 사업을 하는 스타트업에 지분 투자를 하는 한편 연계 사업을 모색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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