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시장 눈높이에 부합하는 올 3분기 호실적을 발표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우영우)의 기록적 흥행이 3분기 실적에 본격 반영되면서 미디어·콘텐츠 사업이 훨훨 날았다.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 순증으로 통신 사업 또한 안정적 성장세를 지속했다.
본업인 통신은 물론 비통신 분야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면서 구현모호(號)가 이끄는 '디지코(DIGICO·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KT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45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4% 증가했다고 8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조4772억원으로 4.2% 증가했다. 순이익은 3262억원으로3.4% 감소했다.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추정치)를 웃돈다. 증권업계의 최근 3개월래 KT 영업익 추정치는 4415억원, 매출액 추정치는 6조4279억원이었다.
디지코 사업, 기업간 거래(B2B) 사업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올해 3분기 누적 연결 영업익은 1조5387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익(1조3024억원)보다 18.1% 증가한 수치다.
무엇보다 미디어·콘텐츠 영역에서의 약진이 눈에 띈다. 실적 순항의 키는 '우영우'였다. '우영우'는 KT의 미디어 자회사인 KT스튜디오지니가 제작을 맡고 KT스카이라이프 자회사 스카이TV 채널(ENA)을 통해 방영됐다.
전날 KT스카이라이프는 '우영우 효과'로 시장 기대를 넘어서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익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50.3%, 17.5% 급증했다.
KT스튜디오지니를 포함한 KT그룹 콘텐츠 자회사는 콘텐츠·광고·커머스 등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높은 성장을 이뤄내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7% 성장했다.
유·무선 사업은 프리미엄 가입자 증가세가 이어졌다. 5G 가입자는 전체 핸드셋(무선전화) 가입자 중 약 57%로 796만명을 기록했다. 홈 유선전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했다. 다만 고품질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 증가로 기가인터넷 판매 비중이 늘면서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B2C 플랫폼 사업(디지코 B2C) 중 IPTV 사업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B2B 플랫폼 사업(디지코 B2B)은 코로나19 이후 기업의 디지털전환 수요가 증가하면서 올해 3분기 누적 수주액이 전년 대비 21% 늘었다. 인공지능컨택센터(AICC)사업은 지난 분기에 이어 금융권을 중심으로 한 대형 구축사업의 확대로 전년 동기보다 91.7% 성장했다.
KT는 "안정적 유무선 네트워크와 산업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내세워 B2B 플랫폼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B2B 고객 대상 사업은 국내외 대형 콘텐츠 기업(CP)의 트래픽량 증가, 신규 CP 유치에 성공하며 기업 인터넷 사업 매출이 전년대비 10.9% 증가했다. 기업통화 매출은 기업인터넷전화의 높은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중심 성장, 알뜰폰 사업자(MVNO) 시장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6.8% 늘었다.
공공 클라우드 사업도 성장세를 지속했다. kt 클라우드는 올해 1~6차 공공 클라우드 전환사업 기관 수, 시스템 수 기준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금융사업도 비씨카드, 케이뱅크를 축으로 성장세를 유지했다. 신용카드 매입액 증가 등의 영향으로 비씨카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8% 늘었다. 케이뱅크는 올 3분기 말 가입자 801만명으로 전분기 말보다 18만명 증가했다. 3분기 말 수신잔액은 13조5000억원, 여신잔액은 9조8000억원이다.
성장 동력을 높이기 위한 그룹 포트폴리오 최적화 작업도 진행 중이다. KT와 CJ ENM은 지난 7월 시즌과 티빙의 합병을 결정, 오는 12월 1일 합병할 예정이다. 최근 KT 서브마린은 국내 최대 케이블 제조사 중 하나인 LS전선을 전략적 주주로 유치했다.
아울러 올해 신한은행과 지분교환을 통한 파트너십 구축, CJ ENM과의 콘텐츠 사업 전방위적 협력에 이어 지난 9월에는 미래 모빌리티 사업 선도를 위해 현대차그룹과 상호 지분을 취득했다. 각 분야 선도 사업자와의 제휴를 바탕으로 디지코 전환에 속도를 내며 미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KT는 설명했다.
김영진 KT 최고재무책임자(CFO·전무)는 "인플레이션 등 불확실한 대외 환경에서도 KT는 디지코와 B2B 사업 성장을 이뤄냈다"며 "디지코 전환을 통한 성장과 수익성 중심 경영을 강화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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