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집이 하나 사라졌습니다. 기후 위기, 다음은 우리 차례입니다.”
GS리테일이 지난달 선보인 종이 쇼핑백에 담긴 문구다. 유통 업체 쇼핑백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브랜드 아이덴티티(BI)와 가맹점 창업 안내, 모바일 앱 홍보 문구 등은 모두 없앴다. ‘걸어 다니는 광고판’ 역할을 하는 쇼핑백에 자사 BI를 뺀 이례적인 시도다. 업계에선 ‘ESG 경영(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GS리테일의 진심이 반영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남극과 북극의 해양 생태계 등을 연구하는 극지연구소와 협업해 북극곰 이미지와 환경 보호 메시지를 쇼핑백에 담았다. GS리테일에서 ESG 추진위원장을 맡은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사진)이 “외형적 성과를 내세우기보단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마음으로 실질적인 개선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자”며 변화를 독려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매일 700만 명이 방문하는 GS25와 GS더프레시에서 1년에 사용하는 일회용 비닐봉지는 약 2억 장에 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일회용 비닐봉지 한 장은 생산부터 폐기까지 과정에서 약 47.5g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며 “연간 2억 장에 이르는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량을 줄이면 약 1만t가량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GS리테일은 종이 쇼핑백 보급 외에 다양한 ESG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전국 1만6000여 점포 가맹점주와 함께하는 캠페인을 마련한 점이 눈에 띈다. △친환경 소모품 도입 △녹색 상품 취급 △냉·난방 전기료 절약 등을 실천한 가맹점주에게 ESG 포인트를 제공하고 상위 25%의 성과자에게 판촉 행사를 지원한다.
친환경 소모품과 녹색 상품을 취급하는 GS25 점포 수는 이 프로그램을 시행하기 전 976곳에서 현재 1만1621곳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냉난방 전기료를 효율적으로 운영해 탄소 배출 절감에 기여한 점포도 4869곳으로 집계됐다.
안성연 GS리테일 컴플라이언스실장은 “GS리테일은 친환경 플랫폼으로 거듭나고자 한다”며 “임직원과 가맹점주, 소비자 모두가 동참할 수 있는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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