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자금조달 상황이 악화하는 2금융권의 신용 유지를 위해 나선다. 기업어음(CP),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에도 나서는 등 단기자금시장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과 국내 20개사 은행장들은 9일 김주현 금융위원장 주재로 은행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해 "5대 금융 지주의 95조원의 지원 계획 중 90조원이 은행을 통해 집행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은행권은 지난달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이후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은행채 발행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특히 5대 은행의 경우 연말까지 기존 발행게획 대비 은행채를 축소해 발행할 예정이다.
은행장들은 "CP, ABCP, 전단채 매입 및 환매조건부채권(RP)매수, 머니마켓펀드(MMF) 운용 규모 유지 등을 통해 자금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지속하고 있다"며 "2금융권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지 않도록 시장상황을 최대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금이 실물 경제와 금융 시장에서 선순환할 수 있게 하고 취약 차주 지원 등에도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간담회를 주재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은행들이 시장안정에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은행권으로의 자금 쏠림으로 2금융권 등 다른 부문에 유동성 부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정부의 시장안정 대책과 은행의 노력이 결합되면 기업·소상공인에 대한 자금지원 및 채권·단기자금시장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대출금리가 빠르게 상승해 취약계층, 기업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는 만큼 은행들이 금리상승에 대한 대응과정에서 우리 경제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없을지 고민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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