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을 이끄는 얼굴은 원조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인 호날두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정규리그 31골을 달성하며 2007~2008시즌 득점왕에 올랐다. 축구 역사상 최초로 ‘통산 700골’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포르투갈은 호날두를 비롯해 브루누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베르나르두 실바, 주앙 칸셀루(이상 맨체스터 시티) 등 각 리그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이번 월드컵에서 뛸 예정이다. 이 선수들의 패스를 호날두가 골로 마무리하는 장면은 H조에서 16강 경쟁을 펼치는 다른 팀에 큰 위협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30대 후반에 접어든 호날두는 전성기 시절과 비교해봤을 때 다소 무뎌진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소속팀에서도 주전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리그 8경기에서 골은 단 하나뿐이다. 지난 10월 18일 발표된 ‘발롱도르 후보 30인 명단’에서도 호날두는 세계 기자단 100인의 투표 결과 20위에 자리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월드컵은 호날두에게 아직 기량이 녹슬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할 ‘명예 회복’의 장이기도 하다.
한 축구 전문가는 “포르투갈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페페 등 노쇠한 수비 전력”이라며 “예선 조별리그에서 가장 강한 상대로 꼽히는 팀인 만큼 이 수비의 빈틈만 파고들면 대한민국의 16강행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H조의 또 다른 위협적인 선수는 우루과이의 간판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35)다. 수아레스 또한 리버풀에서 활약하던 2013~2014시즌 득점왕에 올랐다. FC바르셀로나 시절엔 메시, 네이마르와 일명 ‘MSN’ 공격진으로 불리며 수많은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수아레스는 올해 여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팀을 마지막으로 유럽 생활을 마무리하고 고국인 우루과이 팀으로 돌아갔다.
전성기가 지났지만 수아레스는 여전히 팀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10월 28일 우루과이가 캐나다와 펼친 평가전에서도 수아레스는 전반 33분 골을 터뜨렸다. 이외에도 경기 내내 그라운드 곳곳을 누비며 어김없이 팀의 주축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대한민국은 수아레스의 골 때문에 8강 진출이 좌절됐던 뼈아픈 경험이 있다. 최초로 원정 16강까지 오른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은 수아레스에게 2골을 허락하며 8강 티켓을 내줘야만 했다. 한 축구 전문가는 “2010년 월드컵에서 4강 진출까지 했던 당시 우루과이보다 현재 전력이 하락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라며 “2018년 경기에서 이긴 전적이 있는 만큼 해볼 만한 상대”라고 평가했다.
수아레스뿐만 아니라, 우루과이에는 손흥민의 토트넘 동료인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 등 경계할 선수가 많이 포진하고 있다.
가나에서는 월드컵 예선 진출 후 3명의 귀화 선수를 영입했는데, 슈테판 암브로시우스(23·함부르크)와 타리크 램프티(21·브라이튼), 이나키 윌리엄스(28·아틀레틱 빌바오)다. 여기에 가나 대표팀은 “랜스포드예보아 쾨니히스되르퍼(20·함부르크)와 모하메드 살리수(23·사우샘프턴), 파트리크 페이페르(22·다름슈타트) 등도 귀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거의 마무리 단계에 도달한 만큼 조만간 귀화 절차를 매듭지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편에서는 대회를 넉 달 앞두고 국적을 바꾼 선수들의 활약상에 대한 의문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축구 전문 매체들은 가나가 조직력 대신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앞세운 전술을 운영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벤투호 입장에서는 가장 잡아야 하는 상대로 꼽히던 가나의 전력 보강은 예선전의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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