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1호 기소' 김형준 前검사 뇌물 혐의 1심 무죄

입력 2022-11-09 12:44   수정 2022-11-09 12:45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 이후 처음 기소한 김형준 전 부장검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는 9일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김 전 부장검사와,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박모 변호사를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전 부장검사의 금품·향응 수수와 검사로서의 직무 사이에 대가 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 단장 시절이던 2015∼2016년 박 변호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 처리 관련, 편의를 봐주고 1093만5000원 상당의 뇌물과 향응 접대를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올해 3월 기소됐다. 두 사람은 과거 근무를 함께한 동료 사이였다.

이날 재판부는 공소장에 뇌물액으로 표기된 1093만5000원 중 1000만원은 두 인물 간 차용금으로 봤다.

재판부는 "김 전 부장검사는 2016년 7월 27일 박 변호사에게 1000만원을 빌린 후, 같은 해 8월 2일 이를 모두 갚은 것으로 보인다"며 "차용증을 작성하지 않고 변제기일을 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는 차용금이 아니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나머지 93만5000원은 박 변호사가 김 전 부장검사와 술자리를 가진 후 계산한 돈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이를 대가로 김 전 부장검사가 박 변호사에게 수사상 편의를 제공했다고는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김 전 부장검사가 향응을 수수할 당시에는 예금보험공사에 파견 중이서 박 변호사 사건 처리에 관한 직접적 권한이 없었다"며 "또 김 전 부장검사가 당시 합수단 소속 다른 검사들에게 이 사건과 관련해 연락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피고인들은 개인적 친분에 따라 술을 자주 마셨고, 김 전 부장검사도 박 변호사에게 향응을 제공하곤 했다"며 일방적인 향응 제공이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가 무죄 판결을 선고하자 피고인석에 있던 김 전 부장검사는 소리 내 울었다.

김 전 부장검사의 변호인은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 "정치적 계산과 조직 논리에 따라 수사, 기소가 이뤄졌다고 생각한다"며 "증거와 법리에 따라 실체적 진실을 밝혀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입장문을 내 "재판부 판단 내용 중 법리적으로 의견을 달리하는 부분이 있어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은 김 전 부장검사가 2016년 10월 이른바 '스폰서 검사 사건'으로 수사받을 때 처음 드러났으나 당시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김 전 부장검사는 '스폰서' 김모씨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만 기소돼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받았다. 이후 2019년 10월 경찰에 박 변호사와 관련한 고발장을 김씨가 새로 제출하면서 수사가 재개됐다.

경찰은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고 검찰은 공수처법에 따라 사건을 공수처로 넘겨 기소됐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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