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청호나이스, 미국 1위 정수기社 컬리건이 주주된다

입력 2022-11-09 16:30   수정 2022-11-09 17:07

이 기사는 11월 09일 16:3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 최대 정수기 렌털 회사인 컬리건(Culligan)이 국내 정수기 렌털 회사 청호나이스의 주요 주주가 된다. 국내 시장점유율 5위인 청호나이스는 컬리건을 주주로 맞아 국내 시장점유율 확대는 물론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컬리건은 청호나이스의 지분 인수 및 투자 협상을 벌이고 있다. 협상 결과에 따라 컬리건이 청호나이스의 최대주주에 오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컬리건은 자문사 김앤장을 선임해 청호나이스에 대한 실사에 나섰다. 청호나이스 기업가치는 지분 100% 기준 약 8000억원으로 평가됐다.

청호나이스는 창업자인 정휘동 회장이 75.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관계사인 마이크로필터가 12.99%, 정 회장의 친동생인 정휘철 부회장이 8.18%를 가지고 있다.

1936년에 설립된 컬리건은 80여년 이상의 업력을 보유한 미국 1위 정수기 렌탈 회사다.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 90여개국에 진출해 있다.

컬리건이 청호나이스와 처음 인연을 맺은 건 이 회사의 제빙 기술력을 높게 평가해서다. 청호나이스는 2003년 세계 최초로 얼음정수기를 출시했다. 이를 기반으로 미국, 유럽 등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특히 미국은 얼음 소비가 많아 제빙기 시장이 활성화돼 있어 사업적으로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컬리건은 청호나이스의 기술력이 높다고 판단해 북미 시장 사업 파트너로 낙점했다. 청호나이스는 2018년부터 컬리건에 ODM(제조자개발생산) 방식으로 제빙기를 공급하고 있다. 컬리건은 이번 투자를 단순 사업 협력에서 나아가 한국 등 아시아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교두보로 삼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풀이된다.

청호나이스는 이번 투자 유치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청호나이스는 국내 1세대 정수기 엔지니어인 정 회장이 1993년 설립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때 시장점유율이 40%에 달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코웨이와 함께 국내 정수기 렌털 시장을 양분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SK매직, 쿠쿠전자, LG전자 등 후발주자들의 공격적인 영업 공세에 차츰 밀리기 시작했다. 경쟁업체들이 저수조 없이 수도물을 바로 필터로 통과시켜 정수하는 직수형 정수기를 도입했던 것과 달리 청호나이스는 역삼투압 방식의 정수기를 고집하면서 소비자 이탈이 가속화됐다.

주력 제품인 정수기 렌탈 외에 커피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 시장에도 진출했으나, 경쟁업체에 비해 뒤쳐졌다는 평가가 많다. 올해 상반기 기준 시장점유율은 코웨이가 40%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LG전자(18%), SK매직(13%), 쿠쿠홈시스(13%) 순이다. 청호나이스는 10%로 5위에 그쳤다.

점유율은 줄었지만 최근 들어 실적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여파로 렌털 시장이 급성장한 덕분이다. 청호나이스의 매출은 2017년 3846억원을 기록한 후 2018년 3750억원, 2019년 3640억원으로 감소하다 지난해 421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17년 194억원, 2018년 8억, 2019년 196억원을 기록하다 지난해 445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청호나이스는 해외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베트남 최대 정수기 회사인 테크맨과 합작 법인 설립을 논의 중이다. 동남아 시장을 직접 공략하기 위한 행보다. 컬리건을 주주로 맞으면 글로벌 시장 진출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거래가 최종 성사될 수 지는 불투명하다. 청호나이스는 2012년 처음 경영권 매각 작업을 벌였으나 무산됐다. 이후 2018년 또 다시 매각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흐지부지됐다. 그러는 사이 한때 2조원까지 거론됐던 청호나이스의 몸값은 1조원 미만으로 떨어졌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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