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라케어는 반려동물용 방사선 암 치료기 ‘LEP300 V2.0’이 지난 4월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방사선기기 신규 생산 허가를 받은 데 이어 최근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동물용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얻었다고 9일 밝혔다. 방사선을 쬐어 암세포를 파괴하는 방사선 암 치료기가 반려동물용으로 개발돼 실제 판매될 수 있도록 상용화된 것은 이번이 세계 처음이다.
미국과 일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개와 고양이의 사망 원인 1위는 암이다. 그동안 국내와 해외에서 반려동물의 암 진단을 위한 별도의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는 있었지만 방사선 암 치료기는 없어 인체용 장비를 빌려 써야 했다. 문제는 막대한 비용이다. 인체용 장비는 대당 50억원이 넘는 데다 설치에 필요한 가로 6m, 세로 7m, 높이 4m의 내부 공간이 있어야 하고 이를 감싸는 약 2m 두께의 콘크리트 차폐벽이 필요했다. 차폐 시설 설치 비용만 10억원이 넘는다. 국내에서 인체용 방사선 암치료기로 반려동물 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동물병원이 전국 4600여 곳 중 단 두 곳(서울·경남 양산)뿐인 이유다. 경현태 아우라케어 대표는 “고가의 장비 때문에 반려동물 암치료비는 1000만원을 훌쩍 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암 치료를 포기하고 안락사시키거나 유기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우라케어의 반려동물용 방사선 암 치료기는 대당 가격이 10억원 미만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데다 자체 차폐기능을 갖추고 있어 별도의 시설이 필요 없다. 이 장비가 대중화되면 반려동물 암 치료비도 크게 절감될 전망이다. 경 대표는 “제품 상용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외 수의대와 대형 동물병원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반려동물 암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중대형 이상 동물병원에서는 필수장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마취 없이 촬영하는 동물용 엑스레이 장비’ 사업도 준비 중이다. 반려동물은 엑스레이 촬영을 위해 고정된 자세를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에 보통 마취를 하지만 이는 건강에 해롭다. 이 회사는 반려동물이 움직이는 순간에도 엑스레이 촬영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해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에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2023년 개발을 완료해 2024년 판매가 목표다.
경 대표는 “내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시작으로 3만 개가 넘는 미국 동물병원뿐만 아니라 유럽과 중국 동물병원으로 반려동물용 암 치료기와 엑스레이 장비 수출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 대표는 “방사선 관련 장비사업과 인공지능(AI) 기반 의료데이터서비스 사업을 통해 앞으로 반려동물 의료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며 “2026년까지 매출 800억원 달성이 목표”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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