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4년 만에 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했다. 민주당은 상원 다수당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크다. 행정부와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권력 독점 구도는 깨졌지만 민주당이 예상보다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선거에서 하원 435석 중 공화당이 224석, 민주당이 211석을 차지할 것으로 9일 예상했다. 현재 하원 의석은 민주당 220석, 공화당 212석, 공석 3석이다.
NBC는 이날 공화당이 219석을, 민주당이 216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선거일 직전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인플레이션 등 경제 이슈 때문에 공화당이 하원에서 크게 앞설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여러 매체는 공화당이 가까스로 다수당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상원에서는 민주당의 선전했다. 격전지 세 곳 중 펜실베이니아주를 일찌감치 가져갔다. 조지아주는 승리 후보 득표율이 50%에 못 미쳐 결선 투표로 갈 가능성이 크다. 네바다주에서는 박빙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민주당이 네바다주에서 이기면 조지아주에서 지더라도 상원 의석은 민주당 50석, 공화당 50석이 된다. 동률이면 당연직 상원의장인 집권당의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기 때문에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한다. 뉴욕타임스는 “공화당이 예상했던 ‘레드웨이브(공화당 바람)’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정책을 견제할 전망이다. 한국 자동차업계가 개정을 요구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각종 기후 변화 정책에 제동을 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지원 규모도 줄일 수 있다. 차기 하원 의장으로 유력한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는 “다수당이 되는 첫날 IRA 관련 예산을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김형규 기자 surisuri@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