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 칼로 그림 NTF 팔겠다며 태운 사업가, 징역형 위기

입력 2022-11-10 19:09   수정 2022-11-10 19:10


한 암호화폐 사업가가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1907∼1954)의 1천만 달러(140억원)짜리 그림 대체불가토큰(NFT)을 팔겠다며 원본을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연출했지만, 시장의 냉대를 받아 구 징역형 위기에 도래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술 업체 '프리다NFT'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마르틴 모바라크(57)는 올해 7월 30일 플로리다 마이애미의 한 저택에서 프리다 칼로가 일기장에 그렸던 1944년작 채색 소묘 '불길한 유령들'(Fantasmones Siniestros)을 불태우는 '쇼'를 연출했다.

그러면서 모바라크는 이 그림을 담은 NFT 1만개를 제작해 판매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모바라크는 지금껏 NFT 4개만 팔아 불태운 원본 가격의 1천분의 1밖에 건지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멕시코 당국의 수사를 받아 최대 징역 10년에 처할 수도 있는 위기에 봉착했다.

멕시코 출신으로 현재 플로리다에 거주 중인 모바라크는 어린이들을 위한 자선사업에 기부하기 위해 그림 소각과 NFT 판매를 추진했다며, "주의를 끌기 위해 뭔가 극단적인 일을 해야만 했다"고 NYT와의 인터뷰를 통해 주장했다.

작품 소각 쇼 당시 모바라크는 이 작품의 고해상도 디지털 버전을 1만개 한정판 NFT로 만들어 개당 3이더리움(ETH)에 판매하고, 이 중 30%를 어린이를 위한 자선사업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NYT에 다르면 지금까지 NFT는 4개밖에 팔리지 않았고, 이 중 일부는 대폭 할인 판매됐기에 그의 수중에 들어온 돈은 1만1천200 달러(1천530만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모바라크는 이 그림 원본을 2015년에 개인 수집가로부터 사들였으며 작품의 시가는 1천만 달러라고 밝혔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투자금의 1천분의 1만 겨우 회수한 셈이다.

모바라크는 그는 그림을 소각했다는 이유로 멕시코 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멕시코 검찰은 자국의 '국민화가' 프리다 칼로의 작품은 문화재라고 주장한다.

이번 소각 사건이 8월 하순 유튜브 영상 공개로 알려지자 멕시코 검찰은 모바라크의 행위가 최대 1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범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9월부터 수사를 진행 중이다.

여기에다 소각된 작품이 진품인지에 대한 의혹도 제기된다. 작품이 아예 불태워져 버렸기에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모바라크가 실제로 진품 원본을 불태워 버린 것이라면 중요 문화재 파괴 범죄가 되고, 그게 아니라 가짜를 불태운 것이거나 진품의 복제품을 몰래 만들어 불태운 것이라면 사기, 위조, 저작권법 위반 혐의 등이 적용된다.

한편, NFT 시장은 최근 거래량이 고점 대비 97% 폭락하는 등 심각한 시장 침체를 겪고 있다. 암호화폐나 블록체인 관련 자산들도 마찬가지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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