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사고 현장에 투입됐던 소방관 2명이 참사 후유증이 채 가시기도 전 근무 중 취객에게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9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태원 핼러윈 참사 현장에 투입됐던 경기 고양시 소방관 2명이 지난 1일 만취한 모 부대 소속 부사관 A씨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이 중 한 명은 폭행을 피하려다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중상을 입었다.
A씨는 스스로 '숨쉬기 힘들다'는 내용의 신고를 해놓고 출동한 소방관들을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에는 A씨가 다짜고짜 소방관 목을 조르는 장면도 있었다. 한 소방관이 "선생님 폭행하지 마세요"라고 하자 A씨는 "너 이게 뭐 때문에 그러는지 아냐"고 따졌다.
이어지는 폭행에 소방관들은 한 가정집에 들어가 "잠깐만 도와주세요. 죄송한데 경찰 올 때까지만", "술 취한 사람이 폭행해서" 등 도움을 요청했다.
김주형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사건을 언급하면서 소방관들의 트라우마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방관 한 명은 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하셨고, 또 다른 한 명은 십자인대가 끊어졌다"면서 "치료랑 재활을 하면 한 6개월에서 1년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소방 당국은 조사가 끝나는 대로 A씨를 군사경찰에 넘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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