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원 미분양 PF 대출 보증 신설…공공택지 사전청약·무순위 지역제한 폐지

입력 2022-11-10 10:43   수정 2022-11-10 10:55


정부가 5조원 규모의 '미분양 주택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보증 상품'을 신설한다. 최근 집값 하락이 본격화되면서 미분양 우려가 커짐에 따라 건설사의 자금경색을 막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또 공공택지 사전청약 의무를 폐지하고 재건축 안전진단 개선 방안과 주택 등록임대사업 정상화 방안을 마련해 추진한다.

국토교통부는 10일 열린 '제3차 부동산 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부동산 시장 정상화 방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준공 전 미분양 사업장에 대출 가능토록 지원"
국토부는 최근 청약시장 침체로 미분양 아파트가 증가함에 따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5조원 규모의 미분양주택 PF 대출 보증 상품을 신설한다. 9월 말 기준으로 전국 미분양 주택은 4만2000여가구에 달한다. 위험한 수준은 아니지만,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건설업 자금조달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

통상 건설사업자는 사업비의 30%가량을 PF 대출로 조달하고, 수분양자로부터 납입받는 중도금 등으로 잔여 공정을 수행한다. 하지만 미분양이 발생하면 건설사가 유동성 부족으로 공사 중단 등 어려움에 처한다. 준공전 미분양의 경우 별도의 보증 상품이 없는데, 이는 건설사들 자금난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준공 전 미분양 사업장에 PF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보증을 지원할 계획이다. 신설 보증 상품 규모는 5조원이다. 다만 분양가 할인 등 미분양 해소를 위한 건설사업자의 자구노력이 있을 경우에 한해 지원한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내년 2월 중 시행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민주택기금 운용계획을 변경하고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보증 한도와 요율 등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하는 수순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미분양에 따른 주택공급 기반이 과도하게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해 HUG의 기존 PF 대출 보증 발급을 종전 5조원에서 10조원까지 확대한다. 현재 5조원 규모의 주택금융공사(HF) PF 보증도 보증 유형을 확대하는 등 금리·심사 요건을 합리적으로 완화한다. 국토부는 "준공 전 미분양 PF까지 합쳐 주택사업에 대한 공적보증 규모가 총 20조원까지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공공택지 사전청약 의무 폐지…무순위 '줍줍' 거주지역 제한 폐지
리츠의 부동산 투자를 촉진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그동안 리츠의 부동산 법인 지분은 50% 초과해 소유한 경우만 해당 투자 지분을 부동산으로 인정했다. 앞으로는 리츠가 부동산법인 지분을 20% 이상 보유한 경우에도 해당 지분을 부동산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연내 발표하기로 했던 재건축 안전진단 제도 개선안을 12월 초로 앞당길 예정이다. 이르면 내년 1월중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현재 50%에 달하는 구조안전성 비중을 30∼40%로 낮추고, 현재 정밀안전진단상 D등급 분류시 의무화돼 있는 공공기관 적정성 검사를 지자체가 요청하는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시행하는 방안 등이 담길 예정이다.

주택 등록임대사업 정상화 방안도 연내 마련한다. 현재 등록임대사업제는 2020년 이후 혜택이 축소됐다. 아파트를 제외한 단독·연립주택 등에 대해서만 장기(10년) 등록임대사업을 허용하고 있는데, 정부는 매매·임대차 시장 상황 등 여건을 고려해 12월중 합리적 개편 방안을 마련할 예 정이다.

공공택지에 대한 사전청약 의무가 폐지된다. 현재 주택 조기 공급을 위해 공공택지는 사전청약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수요가 감소한 상태에서 분양이 2∼3년 내에 집중되는 문제가 있다고 봤다. 정부는 기 매각 택지에 대해서도 사전청약 시기를 6개월에서 2년 내로 완화해 분양 물량을 분산할 방침이다.

민간 사전청약 물량은 2024년까지 종전 7만4000호에서 1만5000호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LH 등이 공급하는 공공물량은 내년까지 종전 2만4000호에서 1만1000호 정도로 줄 것으로 보인다.

무순위 청약은 현재 해당 시·군 거주 무주택자로 제한된 거주지역 요건을 폐지한다. 청약 대상자를 확대하고 예비당첨자 범위도 현재 모집 가구수의 40% 이상에서 500% 이상으로 늘리는 청약 관련 규제를 완화한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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