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펄어비스 주가가 8% 가까이 급락하고 있다. 신작 '붉은사막' 출시일이 또다시 연기된 탓이다. 향후 1~2년간 이렇다할 주가 상승 동력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외국계·국내 증권사들은 잇따라 현주가 수준보다 낮은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10일 펄어비스는 7.84% 하락한 3만99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발표한 3분기 매출(973억원)과 영업이익(120억원)은 각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5.9%, 380% 상회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일제히 암울한 내년 실적 전망을 내놨다.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출시 예정이었던 신작 붉은사막 출시일이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 게임 개발이 완료되는 일정이기 때문에 사실상 내년 출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붉은사막은 펄어비스가 콘솔·PC 게임으로 개발 중인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지난 2020년 게임계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더게임어워드(TGA)’에서 신규 트레일러를 공개하며 전 세계 이용자들에게 주목받았다. 지난해 4분기 중 출시 예정이지만 출시가 한차례 연기된 바 있다. 성 연구원은 "붉은사막 출시를 가정하고 산출했던 내년 이후 실적 전망치가 대폭 하향될 수 밖에 없다"며 "신작 출시 연기로 향후 최소 1년6개월에서 2년은 실적 모멘텀 공백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해외 증권사들은 잇따라 펄어비스 목표주가를 대폭 하향했다. 골드만삭스는 펄어비스 투자 의견을 '매도(Sell)', 목표주가는 3만1000원을 제시했다. 현 주가보다 1만원가량 낮은 목표주가다. 노무라증권도 목표주가를 5만5000원에서 3만원으로 크게 낮췄다. 4만원선인 현 주가수준보다 25%가량 더 빠질 수 있다는 의미다. 노무라증권은 "신작 출시가 사실상 2024년으로 미뤄졌기 떄문에 내년 주당순이익(EPS)은 컨센서스보다 81%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9개 증권사도 일제히 목표주가를 낮췄다. DB금융투자는 7만5000원에서 5만3000원으로, 삼성증권은 5만원에서 3만원으로 하향했다. 미래에셋증권(5만8000원→4만2000원), 신영증권(5만1000원→4만1000원), 대신증권(8만원→5만원), 키움증권(8만6000원→7만3000원), 이베스트투자증권(4만5000원→3만8000원), 유진투자증권(5만9000원→5만4000원), 교보증권(7만2000원→5만원), 신한투자증권(8만5000원→5만8000원) 등도 목표주가를 크게 하향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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