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사업장 등에 부동산 PF 대출 보증 확대 나서는 정부 [김진수의 부동산 인사이드]

입력 2022-11-10 14:02   수정 2022-11-10 14:12


정부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부실을 막기 위해 PF 보증을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10일 발표한 '부동산 시장 현안 대응 방안'에서도 PF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모습이 엿보입니다.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기 위해 시행사는 토지비와 공사비 일부를 PF 대출로 조달합니다. 하지만 올들어 기준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고 거래가 끊기는 등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고 있습니다. 미분양이 급증하면서 토지비를 대출하는 브릿지론과 공사비 등을 충당하는 본PF 시장이 사실상 막히다시피한 상황입니다.

정부는 지난 달 23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금융시장 안정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당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주택금융공사(HF)를 통해 내년까지 PF 대출 보증 규모를 5조원씩 총 10조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부동산 PF 대출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형 건설사의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한 취지였습니다. HUG의 경우 연내 1조원, 내년 4조원을 추가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국토부 등 정부는 이날 '부동산 시장 현안 대응 방안'에서 HUG의 중소형 사업장 등 대상 PF 보증을 10조원까지 발급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필요하면 HUG의 보증 배수 상향, 추가 출자 등을 통해 보증여력 확대도 검토할 방침입니다. HUG의 보증 배수는 현재 53배 수준으로 법정 보증배수인 60배보다 낮습니다. HUG 전체 보증 규모는 580조원 정도입니다.

정부는 또 보증 확대가 시장이 원활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금리, 심사 요건을 합리적으로 완화합니다. HUG의 PF 보증 대상 금리가 CD(양도성예금증서)+1.5% 이하로 제한돼 있었는데 이번에 금리 요건을 해제했습니다. 정부는 연내 HUG와 HF 내규 개정을 통해 시행에 나설 예정입니다.


이번 대책에 눈길을 끄는 건 준공 전인 미분양 사업장이 PF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미분양 주택 PF 대출 보증 상품'이 신설되는 점입니다. 내년 2월 중 5조원 규모의 '미분양 주택 PF 대출 보증 상품'이 나옵니다.

시행사 등 건설사업자들은 사업비 일부를 PF를 통해 조달하는데, 준공 전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유동성 부족으로 공사 중단 등 어려움에 빠질 수 있습니다. 실제 건설사업자는 사업비 일부(통상 30%)를 PF 대출로 조달한 뒤 수분양자로부터 납입받는 중도금·잔금(통상 70%) 등으로 잔여공정을 수행합니다. 미분양이 발생하면 유동성 부족으로 공사에 차질이 빚어지지만 미분양 사업장에 대한 보증 지원은 미흡합니다.


정부는 보증지원을 강화하는 대신 분양가 할인 등 건설사업자의 적극적인 자구노력을 전제로 미분양 주택 PF 대출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기금운용계획 변경 및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보증한도·요율 등을 확정해 내년 2월께 시행할 예정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건설 현장에서 미분양으로 공사비 마련에 애를 먹는 중소형 건설사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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