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59원10전 내린 1318원40전을 기록했다. 이날 전 거래일 대비 30원 하락한 1347원50전에 출발한 환율은 장중 1314원70전까지 저점을 낮췄다. 올 8월 이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1310원대를 회복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일부터 5거래일 동안 100원80전(7.1%) 떨어졌다. 9월 28일 기록한 연고점(1439원90전) 대비로는 121원50전 빠졌다. 하루 변동폭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가 체결된 2008년 10월 30일(177원 하락) 후 최대 하락폭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이 보이자 미 중앙은행(Fed)이 긴축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 110선에서 이날 107선까지 약 2.5% 떨어졌다. 2009년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여기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외환 수급 안정화를 위한 추가 대책을 거론한 것도 원화 강세(환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추 부총리는 “주요 공적 기관투자가의 기존 해외 자산에 대한 환헤지 비율을 확대하고, 해외 투자 계획을 조정하는 조치 등을 주무 부처를 통해 관련 기관에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을 내놨다. 김승혁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발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등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칠 일정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환율 상승보다는 하락에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에 외국인 자금이 공격적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은행과 개인 모두 원·달러 환율 급락세에 패닉셀(투매)도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조미현/도병욱 기자 mwis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