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순방 첫 날인 11일 김건희 여사가 캄보디아 의료원을 방문하고 동포 간담회에 참석했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캄보디아 프놈펜에 위치한 헤브론 의료병원을 방문해 한국 의료진을 격려했다. 헤브론 의료원은 김우정 원장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도시 외곽의 작은 가정집을 리모델링해 무료진료소를 설치하며 시작했다. 현재는 100여 명의 직원과 함께 12개의 진료과와 심장·안과 전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김 여사는 김 원장과 이영돈 병원장 등의 안내를 받으며 병원을 둘러봤다. 진료를 기다리던 캄보디아 주민들이 환영 박수를 하자 캄보디아어로 '안녕하세요'를 뜻하는 “줌 리읍 쑤어"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병원 2층 신장투석실에서 의료용 필터가 부족하다는 사연을 듣고 1년 동안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신장 투석 필터 100개를 병원에 전달하기도 했다.
또 김 여사는 병원에서 심장 수술 뒤 일상 적응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아동과 청소년들을 만나 “빨리 건강해지기를 바란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이 병원에서 심장 수술을 받고 성장해 현재는 의과대학을 다니는 한 학생은 “여사님을 만나 너무 기쁘고,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인사했고 김 여사는 “본인의 경험을 통해 의술에 대한 사명감이 남다르겠다"고 격려했다.
김 여사는 “윤석열 대통령도 우리나라 의료진이 운영하는 이 병원 이야기를 듣고 감동을 받아 와보고 싶어했다"면서 “직접 와보니 이곳은 일반 병원이 아니라 ‘희망의 장소’이자 ‘꿈의 장소’라는 생각이 든다. 국내로 돌아가 헤브론 이야기를 더 많이 전하고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오랫동안 이곳에서 의료봉사를 해 왔지만, 역대 여사님들 중 이곳을 찾아 주신 것은 처음"이라며 “순방 일정에서 제일 먼저 이곳에 찾아 주신 것도 더욱 의미 있고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김 여사는 프놈펜에 위치한 앙두엉 병원도 방문했다. 앙두엉 병원은 1910년 설립된 캄보디아 5대 국립병원 가운데 하나다. 우리나라 지원으로 2015년 안과 병동을 개원한 데 이어 올해 3월 이비인후과 병원을 새롭게 단장해 다시 진료를 시작했다.
캄보디아에서는 우리나라의 지원을 기억해 이 병원을 ‘한국병원’이라고도 부르고 있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김 여사가 앙두엉 병원 3층 병실에서 어린이 환자들을 만나 주먹 인사를 하고 활짝 웃어보이기도 했다.
김 여사는 이날 저녁 캄보디아 현지 동포 초청 간담회에도 참석했다. 윤 대통령과 검은색 민소매 원피스를 입은 김 여사가 간담회장에 입장하자 참석자 약 150명이 일어나 박수쳤다. 윤 대통령은 "한국-캄보디아 협력의 상징인 앙두엉 병원과 또 우리 선교사가 설립한 헤브론 병원이 캄보디아 국민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왔다"며 "여기 계신 동포 여러분의 노력과 헌신이 모여 양국의 이해가 넓어지고 협력 관계가 더 깊어질 수 있었다"고 격려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다문화가정 어린이들로 구성된 캄보디아 한인회 소속 라온제나 어린이합창단이 동요 공연을 했다.캄보디아 바탐방(Battambang)에서 어린이 예술 교육에 봉사하며 연주자로 활약하고 있는 장성규 클라리네티스트도 연주를 펼쳤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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