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지난 8일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금리와의 격차를 축소하기 위해 청약저축 및 국민주택채권 금리를 0.3%포인트씩 인상했다. 청약저축 금리는 현재 연 1.8%에서 2.1%로, 국민주택채권 발행 금리는 연 1.0%에서 1.3%로 올랐다. 청약저축 금리가 인상된 것은 2016년 8월 이후 6년3개월 만이다. 주택채권 금리도 2019년 8월 이후 3년3개월 만에 인상됐다.
하지만 최근 시장금리 상승세에 비해 인상 폭이 지나치게 작은 게 아니냐는 불만이 나온다. 국토부는 청약저축 금리를 올리면 기금 재무건전성이 손실을 봐 버팀목대출과 디딤돌대출 등 정책금융 상품 금리를 연쇄적으로 올려야 하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다고 해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출 금리를 올리지 않으려면 청약저축과 채권 상품 금리 인상 폭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재테크 전문 커뮤니티에서는 청약저축을 해지해야 하느냐는 고민 글이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약 당첨 가능성이 낮은 20~30대는 일단 계좌를 해지해도 무방하다고 분석했다. 높은 금리를 주는 예·적금에 목돈을 예치한 뒤 향후 시장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설 때 청약저축에 재가입하는 전략이 유리하다는 얘기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3년 내에 주택 청약에 도전할 계획이 없는 고객이라면 청약저축을 해지하고 다른 고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는 게 좋을 것”이라며 “다만 향후 청약저축에 재가입하기 위한 소량의 자금은 남겨둬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향후 청약저축 재가입을 권하는 이유는 수도권 인기 지역에서 신규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이기 때문이다. 금리 측면을 놓고 보면 당장의 혜택이 크지 않지만 청약 자격을 부여받는 특수성을 감안할 때 재가입을 겨냥한 소액 자금 예치는 해두는 편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이미 청약저축에 장기간 납입해온 40대 이상 중장년층은 어떨까. 전문가들은 이런 경우라면 금리 손실을 보더라도 절대 계좌를 해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청약을 통한 분양 당첨 확률은 대체로 청약저축 납입 기간이 긴 가입자에게 유리하도록 설계돼 있다. 40대 이상 무주택자라면 이제 청약저축을 본격적으로 활용할 시기이므로 계좌 유지가 더 낫다.
만약 급전이 필요하다면 청약저축 담보대출을 받는 방법도 있다. 청약담보대출은 예치금의 최대 95%까지 1년간 자금을 빌려주는 금융상품이다. 통상 청약담보대출 금리는 금융채 1년물 또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 기준금리에 1.0~1.7%포인트를 가산한 수준이다. 시중은행 가운데 신규·신잔액 코픽스 기준인 국민·우리은행의 청약담보대출 금리는 연 2~3%대로 비교적 저렴하다. 반면 나머지 은행은 연 5~7%대로 높기 때문에 자신의 소득(수익) 대비 이자 부담을 따져보는 게 좋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