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티빙 오리지널 '몸값', 장기밀매·성매매·지진…자극적 소재로 들춰낸 '인간의 욕망'

입력 2022-11-13 17:19   수정 2022-11-14 00:15


처음엔 온갖 자극적인 소재를 모두 모아놓은 그저그런 작품처럼 보인다. 진가는 회차를 거듭할수록 발휘된다. 지난달 28일 공개된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의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사진)은 파격적인 소재와 흥미진진한 스토리, 독특한 촬영 기법을 한데 버무린 작품이다. 네티즌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티빙 프로그램 중에서 주간 유료 가입 기여자 수, 시청 순방문자 수(UV) 모두 1위에 올랐다.

‘몸값’은 총 6부작으로 2주에 걸쳐 모든 회차가 공개됐다. 회당 30분 분량의 ‘미드폼(Mid-form)’ 드라마다. 진선규 전종서 장률 등이 출연한다. 신인 감독인 전우성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지옥’과 ‘D.P.’ 등 장르물로 이름을 알린 클라이맥스 스튜디오가 제작을 맡았다.

작품은 14분가량의 동명 단편영화(이충현 감독 연출)를 원작으로 한다. 기본 설정은 그대로 가져오면서 갑작스럽게 지진이 일어나 주인공들이 재난 상황에 부닥친다는 설정을 추가했다.

이야기는 어느 남녀가 성매매를 하기 위해 모텔에서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여자는 남자를 속여 불법 장기 적출 대상으로 삼으려 한다. 그곳에선 남자의 장기를 파는 경매가 시작되고, 많은 사람이 경매에 참여한다.

그러다 갑자기 지진이 일어나며 작품의 성격이 크게 변한다. 지진이 나면서부터 마치 한 편의 액션 게임을 보듯 한 건물 안에서 치열한 생존 경쟁이 벌어진다. 극한의 위기 속에서 각 캐릭터는 욕망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광기 어린 사투가 벌어진다. 성매매, 장기 밀매에 재난 상황이라는 파격적 소재를 총동원한 것이 인위적으로 느껴져도, 생각보다 매끄럽게 이어진다.

‘몸값’만의 독특한 촬영 기법은 스토리 전체를 떠받치는 힘이 된다. 이 작품은 전 회차에 걸쳐 원테이크 기법을 동원했다. 보통 드라마나 영화를 촬영할 땐 신마다 끊어서 촬영하고 편집을 통해 연결한다. 하지만 이 작품은 짧게는 5분, 길게는 15분 정도를 끊지 않고 연이어 촬영했다. 일부 장면을 원테이크로 찍는 작품은 종종 있지만, 전 회차에서 원테이크를 활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 덕분에 한 건물 안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펼쳐지는 액션이 더욱 박진감 넘치고 생생하게 느껴진다.

배우들의 연기에도 감탄이 나온다. 진선규는 빨간 팬티 하나만 걸친 채 악역을 완벽하게 연기한다. 전종서는 캐릭터 그 자체에 동화되며, 장률은 광기 어린 효자 아들의 모습을 강렬하게 표현해낸다. 다만 소재가 자극적인 만큼 진입 장벽이 있다. 일부 잔인한 장면엔 눈을 감게 된다. 하지만 이 관문을 넘고 나면 새롭고 독창적인 작품 세계에 몰입할 수 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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