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올 3분기 작년 같은 기간(1754억원)보다 48.6% 증가한 260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삼성화재(2827억원)에 이어 손해보험업계 2위를 꿰찼다. 메리츠화재는 2020년 4분기 이후 매분기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7247억원으로 삼성화재(1조326억원)와 DB손해보험(8170억원)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올여름엔 수도권 집중호우, 태풍 힌남노 등 자연재해가 잇따르고 휴가철 이동량이 늘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일제히 뛰었다. 하지만 메리츠화재는 장기인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장기보험 계약의 미래가치가 즉시 손익으로 평가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내년 도입되면 수익성과 성장세가 더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건전성도 양호한 수준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지급여력(RBC) 비율은 185.4%로 금융당국 권고치(150%)를 크게 웃돌았다. 메리츠화재의 운용자산 중 현금성 자산과 국공채, 특수채 등 안전자산 비중은 40.3%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9월 말 기준 투자이익률도 업계 평균에 비해 1%포인트 높았다.
메리츠화재가 2005년 한진그룹에서 계열 분리할 때부터 조 회장이 강조해온 철저한 성과주의가 이 같은 도약의 비결로 꼽힌다. 조 회장은 전문경영인을 영입한 뒤 권한을 대폭 이양하고, 성과에 따른 확실한 보상체계를 구축했다. 메리츠화재는 2015년부턴 장기수익성을 최우선시하는 ‘아메바 경영’을 도입해 비용 효율화와 수익성 높은 매출 확대에 역량을 집중했다.
다른 대형 손보사들도 실손보험금 지급 심사와 관련, 금융당국의 제도 강화 등의 영향으로 3분기에 호실적을 거뒀다. DB손보는 백내장 손해액 감소 등에 힘입어 3분기 누계 순이익(8170억원)이 전년 대비 26.6% 증가했다. 현대해상(26.6%)과 KB손해보험(93.4%)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삼성화재는 1조222억원에서 1조326억원으로 1% 늘었는데 전년 삼성전자 특별배당에 따른 일시적 이익을 제외하면 13.6% 늘어난 수치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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