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전장(전자장비) 부품, 배터리. LG가 그룹 차원에서 10년여에 걸쳐 키운 주요 신사업이다. LG전자, LG이노텍,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LG 계열사들은 최근 신사업에서 본격적인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산업계에선 “미래를 내다본 LG그룹의 신사업 투자가 마침내 빛을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내년 매출 목표를 올해보다 두 자릿수 이상 높게 잡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 내부에선 올해 VS사업본부 매출을 8조9070억원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미 올 1~3분기 누적 매출(6조2535억원)과 지난해 전체 매출(7조1938억원)의 87% 수준까지 올라온 상태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 4분기 VS사업본부 매출이 2조원을 넘기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며 “전체 매출에서 전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처음 10%를 돌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경영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와중에도 전장 사업만큼은 성장세가 뚜렷할 것이라는 게 LG전자의 분석이다. 내년에도 차 부품 수요가 증가하고, 완성차 업체들의 신규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LG전자는 올해 벤츠와 BMW, 혼다 등으로부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고성능 텔레매틱스 등을 수주했다. 올 상반기 수주 규모만 8조원에 달한다.
시장에선 LG전자가 선전할 수 있는 배경으로 LG에너지솔루션(배터리), LG이노텍(자율주행용 카메라)과의 시너지 효과를 꼽는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한국 배터리 대장주로 꼽히는 등 세계적인 강자로 떠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에 올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매출 목표를 25조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7월 2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 매출 목표를 19조2000억원에서 22조원으로 14.6% 높인 지 3개월 만이다. 25조원은 지난해 연간 매출(17조9000억원)보다 39.7% 증가한 수치다.
LG는 그동안 신사업으로 키워온 전장, 배터리 사업을 그룹 주요 수익원으로 삼을 계획이다. 관련 투자에도 고삐를 더욱 당길 것으로 전해졌다. LG 관계자는 “신사업은 초기에는 ‘돈 먹는 하마’로 취급받았다”며 “하지만 제대로 투자하고 육성하면 수년 뒤 핵심 사업이 된다는 것을 배터리, 전장부품의 사례를 통해 실감했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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