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드론 공격을 막는 ‘안티 드론’과 ‘드론 킬러’ 시스템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적의 드론을 잡는 방법은 기관포나 자폭 드론, 레이저로 직접 파괴하는 ‘하드 킬(hard kill)’과 전파방해, 그물 포획 같은 ‘소프트 킬(soft kill)’이 있다. 이 가운데 최근 각광받는 게 레이저빔이다.
레이저 공격은 기존 대공 무기보다 효율성이 높고 비용은 적게 들어 미국 유럽 이스라엘 등이 기술 개발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장갑차에 고출력 레이저 발사 장치를 장착해 드론 5대를 한꺼번에 격추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미 해군도 저공 침투 드론을 파괴하는 영상을 내보냈다.
군사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공격용 ‘킬러 드론’ 기술보다 적의 드론을 무력화하는 ‘드론 킬러’ 기술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미군은 현재 정찰·공격용 군사 드론을 8000대 이상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드론 잡는 레이저 등 첨단 기술을 곁들여 명실공히 공수(攻守) 양면에서 최강국의 위상을 굳힐 계획이다.
러시아도 “2000대 이상의 드론을 갖고 있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경제난으로 기술과 인프라가 뒤져 우크라이나전에서 망신을 당했다. 가장 위협적인 나라는 중국이다. 세계 민간 드론의 70%를 생산하고 있는 중국은 군사용 드론도 1300여 대나 갖고 있다. 지난주에는 고출력 레이저빔을 이용해 고도 1㎞ 이하 드론을 연속 타격할 수 있는 ‘드론 킬러’까지 선보였다.
북한은 레이저용 대신 자폭형 드론을 100여 대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내년까지 레이저용을 개발할 계획이다. 세계 드론 시장은 2019년 122억달러(약 16조원)에서 2026년 221억달러(약 29조원) 규모로 급증할 전망이다. 단색 직진 광선으로 엄청난 파괴력을 자랑하는 레이저는 현대판 ‘다윗의 돌’이라고 부를 만하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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