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 건설경기 부진 등으로 하락을 거듭했던 철강주가 오랜만에 고개를 들었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을 대폭 완화하면서 중국 경기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14일 오전 KRX철강 지수는 2.55% 상승한 1648.49에 거래중이다. 이 지수는 이달 들어 10.56% 상승했다.
철강주도 강세다. 현대제철은 5.18% 상승한 3만35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달들어 16.70% 올랐다. 포스코홀딩스도 3.85% 오른 29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TCC스틸(11.05%), DSR제강(4.78%), 동국제강(2.79%) 등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줄곧 하락세를 기록하던 철강주가 상승세를 보이는 건 중국 정부가 최근 완화된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발표한 덕분이다.
지난 11일 중국 질병통제센터는 방역 조치를 완화하는 20가지 조치를 발표했다. 중국 내 밀접접촉자의 격리 기간을 이틀로 단축하고, 밀접 접촉자의 밀접 접촉자를 격리시키는 조치는 폐지시켰다. 중국 입국자의 격리 기간을 10일에서 8일로 단축하고, 입국 전 유전자 증폭(PCR) 검사 횟수를 2회에서 1회로 줄였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도 방역 규제를 완화했다는 것은 정책 당국이 리오프닝(경제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던 민영 부동산 개발사들에게 2500억위안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결정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방역 정책을 완화하는 동시에 강력한 부동산 지원책을 발표하는 등 경기 부양 의지를 보이면서 철강 업황도 상승 반전 시도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반짝 상승'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번 중국의 방역 완화 조치가 실질적으로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말 중국 정부는 해외 입국자의 격리일을 21일에서 10일로 대폭 완화했지만 하반기 중국의 상품 소비와 외식 소비 수치는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 결국 중국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해외처럼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연구원은 "올 겨울철 방역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고 대규모 중국산 백신도 빠르게 보급돼야 가능한 일"이라며 "방역정책 기조의 전환은 내년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