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더불어민주당 성향 온라인 매체 2개사는 14일 핼러윈 참사 희생자 155명의 명단 전체를 인터넷에 일방적으로 공개했다.
이들 매체는 이른바 ‘한동훈 청담동 술자리 의혹’의 제기자인 유튜브 채널 A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참여해 최근 출범한 매체 B다.
B사는 "참사 발생 16일만에 이름을 공개한다. 진정한 애도 계기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희생자들을 익명의 그늘 속에 계속 묻히게 함으로써 파장을 축소하려 하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재난의 정치화이자 정치공학"이라고 주장했다.
155명 중에는 23명의 외국인(한국계 2명 포함)도 포함돼 있다.
지난 7일 국회에서는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인 문진석 의원이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이연희 부원장이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를 확인하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메시지엔 "모든 수단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전체 희생자 명단, 사진, 프로필을 확보해서 당 차원의 발표와 함께 추모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논란이 일자 문 의원은 "저는 거부의 뜻을 분명히 했다"고 해명했고 당내부에서도 "논의된 바 없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9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A와 B 측은 유족 동의를 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가족협의체가 구성되지 않아 이름만 공개하는 것이라도 유족들께 동의를 구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깊이 양해를 구한다"고 했다.
앞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명단 공개와 관련 "유가족의 슬픔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패륜 행위"라고 비판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말끝마다 '사람이 먼저'라고 외치던 사람들이 할 짓인가. 사람은 못될지언정 괴물은 되지 말자"고 일갈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등도 유족이 결정할 문제에 정치권이 나서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순천향대서울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20대 내국인 여성이 13일 숨지며 사망자는 158명으로 늘었다. 부상자는 196명(중상 31명, 경상 165명)이며 그중 10명이 아직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정부는 이태원 참사 수습을 위해 중대본을 가동하고 있으며 참사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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