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으로 닫혔던 해외여행시장이 다시 열리며 국내 온라인여행플랫폼(OTA)업계는 본격 마케팅 경쟁에 돌입했다. 공항문이 열리는 시점에 맞춰 후발주자도 진입함에 따라 최저가 경쟁까지 벌어지는 양상이다. 이런 와중에 적자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종합여행사(전통여행사)는 자금 여건상 최저가 경쟁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라 실적 회복이 더욱 늦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두 업체가 최저가 경쟁을 벌이는 것은 해외여행시장을 선점하는 데 있어 연말이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11월은 12월 출국하는 해외여행 건에 대한 예약이 이뤄지는 시기로, 여행업계에서 '반짝 성수기'로 통한다. 학생들의 겨울방학과 직장인들의 연차소진 일정이 겹치며 해외 여행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팬데믹으로 봉쇄됐던 해외여행 시장이 다시 열리는 시점과 맞물린 만큼, 재개방 초기 '1위 자리'를 굳건히 하겠다는 업체들의 계산도 깔렸다. 업계 관계자들은 연말이 지나고 내년 초에 집계되는 해외여행상품 거래액을 보면 어느 업체가 초반 승기를 잡았는지 윤곽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마진율을 낮추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해외여행상품 시장에서 초반 우위를 선점하면 향후에는 가격 경쟁을 벌이지 않더라도 충성도 높은 고객을 잡아둘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렸다. 여행사가 판매하는 여행 상품 가격은 플랫폼이 쿠폰 발행 등을 통해 마진율을 낮추지 않는 이상 가격이 '대동소이'하기 때문이다.
이는 항공사와 숙박업체가 항공권 및 숙박상품을 모든 플랫폼에 비슷한 가격에 공급하기 때문이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더 좋은 가격에 상품을 가져온다고 하더라도, 상품 가격이 최대 1만원 수준으로 차이가 난다. 한 OTA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이 정도 금액을 아끼기 위해 여러 플랫폼을 사용하며 시간을 낭비하기보다는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이 이용자에게 가장 최적화되어 특정 앱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현재로선 국내에서 양강구도를 보이고 있는 두 OTA사의 자금력이 넉넉하긴 하지만 최저가 마케팅 전략이 오래지속될 경우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팬데믹 기간 국내 여행시장 상품을 두고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해외여행상품에 대한 프로모션 부담까지 가중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야놀자는 올해 방송인 강호동을 내세워, 여기어때는 미주, 장기하, 노홍철 등 연예인 8명을 내세워 '스타마케팅'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두 업체가 지출한 광고선전비만해도 야놀자 281억원, 여기어때 469억원에 달한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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