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부동산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유찰된 대구 북구 태전동 태전우방타운 전용면적 85㎡의 감정가는 2억1000만원으로, 올 7월 실거래가(1억9750만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유찰된 동구 괴전동 안심역삼정그린코아더베스트 전용 60㎡ 감정가(3억원) 역시 일반 매매 시장의 호가(2억8400만원)보다 높은 편이다.
대구는 집값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는 대표 지역으로 경매시장도 한기가 돌고 있다. 지난달 아파트 낙찰가율은 76.6%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대구 아파트 낙찰가율은 7월 81.5% 이후 넉 달 연속 하락했다.
매수세 위축이 심한 세종도 감정가가 시세보다 수억원을 웃도는 사례가 나왔다. 9월 경매에 나온 반곡동 수루배마을3단지 전용 85㎡의 감정가는 8억3200만원이었는데 현재 매도 호가는 6억원 수준이다.
서울 지역도 내림세가 가팔라지는 만큼 감정가와 시세가 역전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급매물이 쌓이고 있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지역이 대표적이다. 최근 경매에 나온 노원구 상계동 벽산 전용 75㎡는 급매물 가격(7억원)보다 감정가(8억1000만원)가 1억원 이상 높다. 이달 매각된 도봉구 쌍문동 쌍문한양7차 전용 85㎡도 감정가(6억1000만원)보다 급매물 시세(6억원)가 낮은 사례였다. 이 물건은 세 차례나 유찰돼 최저입찰가가 3억1000만원 선까지 떨어진 이후 매각가 3억2000여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 초보자들은 시세가 곧 감정가라고 여기는데 경매 감정가는 최소 6개월 전 가격”이라며 “요즘 같은 하락장에선 전셋값 추이 등을 통해 적정 시세, 추가 하락 가능성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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