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테크, 주가 치솟았지만 "저점 몰라…돌다리 두드려라"

입력 2022-11-14 17:35   수정 2022-11-15 00:11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뉴욕 증시에서 올 들어 큰 폭으로 떨어진 기술주가 인플레이션 정점론에 힘입어 급반등했다. 하지만 월가에선 아직 기술주 투자를 조심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지배적이다. 기술주 약세장이 끝나지 않았고, FTX 파산 등 위기가 증시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기술주가 여전히 비싸다는 지적도 나온다.
약세장 끝나지 않았다
지난주 한풀 꺾인 미국의 10월 물가상승률 지표에 힘입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8.1% 급등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란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주 10일과 11일 이틀간 나스닥지수 상승률은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1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최근 급락한 빅테크 주가도 크게 뛰었다. 지난 한 주 동안 아마존은 9.48%,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10.33% 올랐다. 같은 기간 S&P500지수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5.9%, 4.15% 상승했다.


하지만 이 같은 급반등에도 기술주 투자가 시기상조라고 WSJ는 진단했다. 아직 약세장이 끝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중고차 거래업체 카바나가 대표적이다. 카바나 주가는 지난 10일 하루에만 32% 올랐다. 하지만 여전히 작년 고점 대비 95%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헤지펀드 스토우프캐피털의 줄리엔 스토우프 창업자는 “장기 약세장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며 “(약세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빅테크 주가가 폭등했지만 올해 하락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모회사 알파벳, 아마존, 메타 등 주요 빅테크의 시가총액은 올 들어 3조달러(약 3969조원) 이상 급감했다. 이는 올 들어 S&P500지수 편입 기업 전체 시가총액 감소분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로 추산된다. 2020년 9월 S&P500 전체 시가총액에서 24% 이상을 차지하던 이들 비중은 현재 약 19%까지 쪼그라들었다.
아직 비싸다는 주장도
Fed가 긴축을 멈추더라도 당분간 주요 빅테크의 의미 있는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호황기 몸집을 과도하게 부풀린 이들이 최근 구조조정에 나섰기 때문이다.

올 들어 주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빅테크 등 기술주가 아직 비싸다는 진단도 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기업가치 대비 매출을 계산한 결과 현재 나스닥100에 편입된 기업의 기업가치 대비 매출 비율은 3.71이다. 5.40을 기록하던 연초보다 크게 낮아졌지만 10년 평균치인 3.35보다는 여전히 높다. 닷컴버블 붕괴 이전부터 기술주에 투자해온 데이비드 아이스워트 티로프라이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주가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주는 여전히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애플 등 시장을 주도하는 기술주는 눈여겨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리버프런트인베스트먼트그룹의 애덤 그로스먼 글로벌주식투자책임자는 “애플처럼 크고 지배적인 기술기업들은 여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며 “다만 단기적으로 추가 손실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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