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소프트웨어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있다며 사재를 털어 그 위험성을 알리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댄 오다우드(66) 그린힐스소프트웨어 CEO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다우드는 수백만달러를 들여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사용되지 못하도록 하는 운동, '여명 프로젝트(The Dawn Project)'를 벌이고 있다.
오다우드는 올해 들어 테슬라 모델 3를 구입하고, 운전기사를 고용해 테슬라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공공 도로와 폐쇄 코스에서 시험하면서 안전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그는 수집한 화면 등 자료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보내는 한편, 일부를 온라인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여명 프로젝트를 통해 공개된 영상에는 △테슬라가 어린이 크기의 마네킹을 쓰러뜨리는 장면 △학교 근처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는 장면 △일단정지 표지판을 무시하는 장면 등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오다우드는 당시 완전자율주행 모드가 가동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오다우드는 "이보다 더 나쁜 프로그램은 내 평생 본 적이 없다"면서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 프로그램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불완전하고 불안전한 소프트웨어를 그냥 내놓아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오다우드는 미국 전역에 테슬라 완전자율주행 기능의 위험성을 알리는 광고를 내보내는 한편, 낙선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지난 6월 열린 캘리포니아 연방상원의원 예비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문제점을 알리는 데에 보통 광고보다 선거운동 광고 쪽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이유에서다.
오다우드는 안전성, 신뢰성, 보안성을 중시하면서 소프트웨어 사업을 해 온 인물이다.
그가 1982년 창업한 이래 CEO를 맡고 있는 그린힐스소프트웨어는 보잉 787, 록히드마틴 F-35 전투기, 보잉 B1-1 대륙간핵폭격기,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오리온 승무원 탐사선 등의 운영체제를 만들었다.
한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완전자율주행 기능을 올해 말까지 세계 전체 고객에게 배포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현재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 기능은 미국과 캐나다에 있는 운전자 16만명이 이용할 수 있다.
앞서 지난 9월 행사에서 머스크는 "완전자율주행이 교통사고 부상과 사망을 줄인다"면서 "설령 소송을 당하고 많은 사람에게 비난받더라도, (완전자율주행 기술을) 배치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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