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를 비관해 네 명의 자녀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40대 친모가 법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서전교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40·여)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보호관찰과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 7월31일 오후 충남 아산시 자택에서 미성년 자녀 4명에게 수면제를 먹여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아이가 잠에서 깨자 포기하고 119에 직접 신고했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A씨는 네 자녀의 양육비와 생활비에 아픈 첫째의 병원비 등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아이가 잠에서 깨서 울었을 때 생각을 바꾸고 적극적으로 구호 조치를 해 아이들이 어떤 상해도 입지 않은 점이 이 사건에서 가장 유리한 점"이라고 판시했다.
사건을 덮을 수 있었음에도 아이들의 안위가 걱정돼 신고하는 등 뒤늦게나마 멈추고 나아가지 않은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이전까지는 누구보다도 아이들을 열심히 키우고 양육에 최선을 다했던 것으로 보인다. 어린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손길이 필요한 상황인 만큼 행복한 가정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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