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을 보고 움직이다보니 엔터테인먼트 주식의 흐름도 남다르다. 과거에는 국내에서의 음반발매와 히트여부가 주가의 척도가 됐지만, 이제는 세계 시장에서의 활약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쉽게 말해 국내에서 인지도가 다소 떨어져도 실적에 반영되는 활동들은 다채롭게 이뤄진다는 얘기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증권가의 가장 주목을 받는 기업은 JYP엔터테인먼트다. 4세대 아이돌을 대거 보유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반면 하이브는 3세대인 BTS의 군백기와 더불어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4세대 그룹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아직은 신인이다보니 캐시카우의 역할은 미진하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엔터 대장주가 바뀔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JYP엔터는 3분기 매출액이 951억원, 영업이익이 2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6%, 51%씩 증가했다. 걸그룹 '니쥬', '엔믹스'와 보이그룹 '스트레이키즈'를 등에 엎고 4분기에는 최대 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스트레이키즈', '있지', '엔믹스' 등의 앨범이 반영되며 역대 최대 판매량 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라며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한 1095억원, 영업이익은 72% 오른 281억원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이어 "더블 밀리언 셀러로 성장한 '스트레이키즈', 북미 흥행을 공고히 만든 '트와이스', 신인 '있지'와 '엔믹스' 성장세를 감안하면 내년의 앨범 흥행도 결정된 셈"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JYP엔터 '스트레이 키즈'는 BTS에 이어 '빌보드 차트 200'에 2개 앨범이상 이름을 올린 유일한 팀이다. 데뷔 후 4년 만에 빌보드 메인차트에 진입했고 지난 3월 미니 6집 '오디너리'에 이어 지난 10월 발매한 미니 7집 '맥시던트'로 연 이어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빌보드200에서 1위를 차지한 K팝 가수는 방탄소년단(6회), 스트레이 키즈(2회), 슈퍼엠(1회), 블랙핑크까지 총 4팀이다.
3분기 실적도 실망을 더했다. 하이브의 3분기 매출액은 4455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3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06억원으로 8%가량 감소했다. 매출성장의 배경은 하이브 레이블즈 아티스트들의 활약 때문이었는데, 이는 이익률을 낮추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혹평도 쏟아졌다. 증권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7일부터 이날까지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나온 목표주가 하향 보고서 695건 중 최다 하향 보고서 집계 종목 2위에 하이브(17건)가 올랐다.
하이브의 경우 개별 소속사로도 불리는 9개의 산하 레이블을 두고 있다. '르세라핌'이 소속된 쏘스나 '뉴진스'가 데뷔한 어도어 등이 대표적이다. 이른바 4세대 아이돌이 간접 참여형 매출을 담당하고 있다보니 이익률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전략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하이브 최고경영자(CEO)는 "하이브는 향후 멀티 레이블 전략을 기반으로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가만 놓고 보면 반의 반 토막이 난 상황이지만, 하이브의 멀티레이블 전략은 시장을 조금씩 흔들고 있다. 지난달 13일일의 종가(10만9500원)와 비교하면 이날의 주가는 28.3%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기존 아티스트의 앨범 및 콘서트 확대, 위버스 고도화, 게임 사업확장 등을 비롯해 신인들의 활약이 주가에 숨을 불어넣고 있다.
글로벌 성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르세라핌'은 데뷔 6개월 만에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에 입성해 걸그룹 역사상 '최단기간 빌보드200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하이브 레이블 빅히트 뮤직 소속 보이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올해 세계 13개 도시에서 월드투어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온라인 주식 토론방 내 하이브 장투 개인 투자자(개미)들 사이에서 희망섞인 의견들고 나오고 있다. '르세라핌 보고 존버한다', '이제 데뷔인 뉴진스 인기가 심상치 않다' 등이다.
김하나 /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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