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2018년 이후 5년 동안 성사된 거래 규모 상위 40개 M&A 중 10여 건이 W&I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거래 중에는 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베어링PEA의 PI첨단소재 인수 등이 보험에 가입한 사례다. 지난해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대표적이다. W&I보험에 가입하면 매도인이 M&A 계약서에서 약속한 진술·보증(R&W) 항목과 관련해 위반 사항이 드러나면 매수인은 보험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보험 가입이 증가하는 건 매도인과 매수인 모두 ‘깨끗한’ 거래 종결을 원하기 때문이다. 우발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보험사는 매수인에게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지만 매도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하지 않는다. 거래 종결 후 당사자 간에 얼굴 붉힐 일이 없는 셈이다. 이 때문에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선 보편화된 지 오래다.
국내에서 최근 W&I보험 가입이 부쩍 늘어난 건 사모펀드(PEF)가 M&A 시장의 중심으로 부상한 영향이 크다. 사모펀드들은 투자 회수 후에 연기금 등 펀드 출자자(LP)들에게 투자 수익을 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펀드가 청산된 뒤에 돌발 문제가 생기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대기업들도 리스크 차단 차원에서 보험 가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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