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각부는 지난 3분기 물가 변동 영향을 제외한 실질 GDP가 전 분기보다 연율 기준으로 1.2% 감소했다고 15일 발표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1.2%)를 크게 밑도는 성적이다. GDP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3분기(-2.5%) 후 처음이다.
일본 경제는 지난 2분기까지만 해도 4.6%에 달하는 고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엔화 약세로 원자재 등 수입 비용이 불어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3분기 수출이 직전 분기보다 1.9% 늘어난 반면 수입은 5.2% 급증했다. S&P 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의 다구치 하루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엔화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면 일본 기업들은 비용 증가로 타격을 받는다”며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고 있기 때문에 수출품에 비용을 쉽게 전가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8월 일본에선 하루 신규 확진자가 20만 명대를 기록했다.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소비가 둔화했다. 지난 2분기 1.3%를 기록한 민간 소비는 3분기 0.3%로 감소했다.
연말에는 경제 성장세가 회복될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일본의 입국 규제 완화 효과가 4분기부터 반영되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 정부가 내놓은 2000억달러(약 260조원) 규모의 지출 패키지도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FT는 “일부 전문가는 일본 중앙은행의 초완화적 통화 정책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내년도 일본 경제 성장이 다른 선진국을 능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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