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철금속 업체인 고려아연 주가가 지난 7월부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7월 초부터 8월 말까지 두달 새 40%가량 뜀박질했다. 회사 주가를 밀어 올린 배경으로 한 기업이 줄매입에 나선 결과라는 관측이 나왔다. 확인이 되지 않은 이 회사는 고려아연 주식을 7월부터 한두달 동안 수백억원어치가량 사들였다. 여기가 어디인지를 놓고 업계의 관심이 고조됐다. 이 회사는 75년 동안 제철 업체에 내화물(벽돌)을 생산해온 조선내화로 확인됐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조선내화는 지난 7월 8일부터 9월 말까지 고려아연 지분 3만9000주(지분 0.21%)를 210억원에 매입했다. 주당 매입가격은 53만7538원이다.
조선내화가 매수세를 주도하면서 고려아연 주가를 밀어 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최대 비철금속 업체인 고려아연이 2차전지·신재생에너지·자원순환 사업에 2030년까지 10조원가량을 투자하는 등 사업재편에 나섰다. 조선내화도 이 회사의 미래를 보고 투자했다는 분석도 있다.
조선내화는 1974년부터 포스코 포항·광양제철소에 내화물을 공급하며 사세를 키웠다. 두 제철소 인근에 내화물 공장을 세우고 포스코 등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올 1~9월 누적 매출 5917억원, 영업이익 233억원을 거뒀다.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954억원에 달했다. 이 회사는 현금성 자산을 포스코홀딩스 지분 0.34% 경방 2.89%, 대신증권 1.66% 등으로 굴리고 있다.
조선내화가 고려아연을 사들인 것은 이처럼 보유자산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 일각에서는 두 회사 오너일가가 긴밀한 관계를 보인 결과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과 조선내화 오너일가가 친밀한 관계가 이번 투자의 배경으로 보인다"면서도 "제철업체에 돌아가는 사정을 훤히 아는 만큼 조선내화가 고려아연 상승 여력을 보고 단순 투자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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