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가 이어지자 지난달 수입물가가 두 달 연속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10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수입물가는 전달보다 1.5% 올랐다. 지난 9월(3.4%)보다는 상승세가 둔화했지만, 두 달째 상승을 이어갔다. 수입물가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는 19.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물가가 오른 건 원화가치가 하락(환율 상승)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월 평균 1391원59전에서 지난달 1426원66전으로, 전달보다 2.5% 상승했다. 수입물가는 달러 등으로 이뤄진 수입계약을 원화로 환산해 계산하기 때문에 환율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원화 기준으로 지불해야 할 비용이 늘기 때문에 수입물가는 오른다.
실제 환율 요인을 제외한 계약통화기준 수입물가는 전달보다 0.6% 하락했다. 지난 7월(-4.4%) 이후 4개월 연속 내림세다.
국제유가 역시 수입 물가를 압박한 요인으로 꼽혔다.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지난 9월 배럴당 90.95달러에서 지난달 91.16달러로 0.2% 상승했다.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지난 6월 배럴당 113.27 달러를 기록한 뒤 지난 7월 이후 석 달 연속 하락했지만, 지난달 소폭 상승 반전한 것이다.
수입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가 소폭 올랐지만, 계약통화기준 수입물가는 하락한 것으로 세계 경기가 둔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간재 가격은 계약통화기준 전달보다 1.1% 하락했다. 화학제품(-2.4%),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2.6%) 등의 하락 폭이 컸다. 이는 글로벌 수요가 감소한 영향이다. 서정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플래시 메모리 등은 수요 부진에 따른 재고과잉으로 하락했고, 화학제품도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로 계약 통화기준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수입물가가 두 달 연속 오르면서 국내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적으로 수입물가는 시간을 두고 물가에 반영된다. 이달 들어서는 원·달러 환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수입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원·달러 환율은 7%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달 수출물가는 전달보다 1.3% 상승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3.7% 올랐다. 환율 요인을 제거한 계약통화 기준 수출물가는 1% 떨어졌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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