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주도로 오는 17일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망 사용료법 2차 공청회가 여야간 논의가 진전되지 않아 사실상 일정이 기약 없이 밀리게 됐다.
16일 과방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까지 여야는 망 사용료 2차 공청회 개최에 대한 논의를 전혀 하지 못했다. 당초 정청래 과방위 위원장은 1차 공청회 이후 17일로 2차 공청회 일정을 제안했으나 여야가 과방위 제2소위원장 자리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데다 국정감사가 겹치면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국회 차원의 망 사용료법 논의에도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망사용료 법 도입은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여야가 한 목소리로 동의했던 사안이다. 하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망 사용료법에 문제점이 있어 보인다”고 지적하면서 법안 반대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는 등 기류가 급격히 변했다.
국민의힘의 상황도 비슷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망 사용료법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위배될 수 있다며 난색을 보이는 가운데, 뚜렷한 당론도 정해지지 않자 개별 의원들은 입장을 내놓지 않고 ‘눈치 보기’로 일관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부처도 법안에 대해 신중론을 내면서 국회 차원의 관련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과방위 관계자는 "과방위 제2소위원장직을 놓고 다시 여야가 기싸움을 벌이는 등 소모적인 정쟁이 오가면서 망 사용료법에 대한 논의가 중단됐다"며 "1차 공청회가 여당 의원들이 불참한 데다 의원들이 법안에 대한 공부도 잘 안돼 있어 반쪽짜리로 끝났는데 이대로 라면 2차 공청회는 물론 망 사용료법에 대한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15일 과방위 제2소위에서는 여당 의원들이 제2소위원장직을 요구하며 전원 불출석해 ‘카카오 먹통 방지법’이 야당 단독으로 통과되기도 했다.
국민의힘 소속 과방위 관계자는 "구글이 유튜버들을 부추겨 망 사용료법을 반대하는 여론전에 나서면서 의원들 입장에서는 목소리를 내기에 부담"이라며 "유럽과 미국 등 다른 선진국에서 법 제정이 이뤄지면 그에 발맞춰 관련 논의를 이어 나가면 좋지 않겠냐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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