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반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확산하고 있다. '탄소 제로' 시대에 환경 친화적이면서 탄소 저감에 기여하는 제품이 인기다. 커피는 어떨까.
커피 마니아도 커피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커피 원두는 커피 생두를 로스팅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생긴다. 이산화탄소 양은 커피 원두 1㎏당 10.6g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원두 소비량은 1인당 1.8㎏이어서 커피 로스팅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이 약 1000톤이다. 커피 로스팅으로 1잔당 최소 0.1~ 0.3 g(원샷~쓰리샷)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생활 속에서 조금이라도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는 게 지구의 기후변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기존 로스팅보다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원두를 생산하는 기업이 있다. 스타트업 오올이 세계 처음으로 개발한 '진공식 로스터기'는 로스팅 때 이산화탄소의 배출이 없다. 우주와 같은 진공상태에서 로스팅 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산소가 없어 이산화탄소가 원천적으로 발생할 수 없는 원리다.
진공상태에서 로스팅하면 장점이 많다. 커피에 들어 있는 항산화 물질인 클로로겐산이 일반적인 로스팅보다 4배가 많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클로로겐산은 심장질환, 지방간, 대장암, 당뇨병 등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공로스팅의 경우 아크릴아마이드라는 발암물질 생성이 일반로스팅보다 50% 이상 감소한다는 논문도 있다.
강경훈 오올 대표는 "진공식 로스팅은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을 뿐 아니라 항산화 물질인 클로로겐산을 더 많이 보존한다"며 "환경도 보호하면서 커피도 즐길 수 있어 일석이조 제품"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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