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의 네이선 블레차르지크 최고전략책임자(CSO·사진)는 지난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세계인을 사로잡을 문화를 두루 갖춘 한국이 너무 부럽다”고 말했다. 블레차르지크는 2008년 친구들과 에어비앤비를 창업해 220개국에서 600만 개가 넘는 숙소를 연결해주는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에어비앤비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데다 세계적인 경기 둔화 여파에도 올해 3분기 강한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3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29% 늘어난 28억8000만달러였고 순이익도 전년 대비 45% 증가한 12억달러에 이르렀다. 영국의 브랜드 컨설팅회사 브랜드파이낸스가 해마다 발표하는 ‘톱100 글로벌 브랜드’에 올해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에어비앤비가 성장 드라이브를 이어가기 위해 내놓은 방안은 한옥이다. 에어비앤비는 ‘겨울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통해 한옥 숙박을 전면에 내세웠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 에어비앤비를 접속하더라도 한옥에서 잘 수 있는 메뉴에 연결할 수 있다. 각국 전통 가옥 중에서 정식 카테고리를 부여받은 것은 한옥이 유일하다.
이번 개편에서 한옥 숙박을 대대적으로 강조한 인물이 블레차르지크 CSO다. 그는 인터뷰하면서도 한옥 사진이 담긴 대형 액자를 자신의 뒤쪽에 배치하기도 했다.
그는 한옥과 첫눈에 반했다고 했다. “구부정하게 허리를 굽혀서 얼굴을 씻어야 하는 경험도, 온돌을 통해 바닥이 따뜻하게 데워지는 경험도 신선했어요. 외국인들이 하기 어려운 것들이지요.” 그는 “한옥에서 하루 살아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에어비앤비의 시즌 업그레이드에 주저 없이 한옥 숙박을 도입한 이유”라고 말했다.
블레차르지크 CSO는 한국에 대해 “지난 3분기 한국 숙소 예약 검색자가 전년 대비 590%나 늘었다”며 “한국은 아시아에서 이용자 수, 사업 규모가 가장 큰 곳으로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서 손꼽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며 멀리 떠나 일하는 글로벌 노마드족이 많아지면서 ‘살아보는 여행’이 트렌드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구촌 어디에서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회사 일을 볼 수 있게 된 사람들은 단순 관광이 아니라 색다른 경험을 원한다”며 “에어비앤비에 한옥은 필연적인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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