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1가구 1자녀 제도를 시행한 1980년 이후 태어난 이들은 '소황제'로 불려왔다. 이들 다수가 이제 결혼해서 아이를 낳는 세대가 됐다. 부모와 친·외조부모 등이 지갑을 연다는 '식스 포켓' 대우가 반전하고 있다. 형제가 없다 보니 부모를 혼자 부양해야 하는 데다, 자신이 받은 것 이상을 아이에게 해주려다 보니 등골이 휘는 것이다.
선배들의 사례를 지켜본 청년들은 결혼 자체를 포기하고 있다. 저출산이 저출산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2020년 인구총조사 기준 60세 이상 노년층의 수입 구조에서 가족 부양이 36%로 비중이 가장 높다. 연금이 29%, 노동이 23%로 그다음이다.
중국의 생산가능인구(15~64세) 대비 노인인구(65세 이상) 비율인 노인부양비율은 2001년 10.1%에서 2011년 12.3%로, 2021년에는 20.8%로 급등했다. 노인부양비율이 20%를 넘은 것은 1990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과중한 부양 부담은 중국의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레이먼드 융 ANZ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노동력 감소는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부동산 침체나 제로 코로나 통제에서 벗어난다 해도 내년과 2023년 성장률이 4%대에 머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2년 집권한 직후 '2035년 선진국, 2050년 세계 최강국'이라는 내용의 '중국몽'을 발표했다. 인구 감소는 이런 중국몽의 실현에 가장 큰 장애물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중국에선 노동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정년 연장 논의가 진행 중이다. 현재 정년은 남성이 60세, 여성은 50세(간부급은 55세)다. 이를 남녀 공통 65세로 높이자는 의견이 관변학자들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는 청년층의 반발을 낳으면서 세대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중국의 10월 청년실업률은 17.9%로 전체 실업률(5.5%)보다 세 배 이상 높다. 내년 대학 졸업자는 1158만명으로 역대 최대였던 올해보다 7% 늘어날 예정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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