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 정시 커트라인이 소폭 오를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지난 17일 치러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역대급 불수능’이던 지난해보단 다소 평이하게 출제된 영향이다. 국어는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되고, 수학은 예년만큼 어려웠던 탓에 입시에서 수학의 영향력이 커질 전망이다.
○국어 1등급 커트라인 5~7점 오를 전망
18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올해 수능 국어 1등급 커트라인(원점수 기준)은 91~94점(화법과 작문), 89~91점(언어와 매체) 범위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입시업체들은 국어가 “‘역대급 불국어’라고 평가받던 지난해보다 다소 쉽게 출제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지난해는 국어 1등급 커트라인 점수가 선택과목별로 86점(화법과 작문), 84점(언어와 매체)이었다.수학은 작년과 비슷한 범위 안에서 1등급이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종로학원은 확률과 통계 91점, 미적분 87점, 기하 88점으로 커트라인을 예측했다. 세밀하게 살피면 전년 수능과 비교해 확률과 통계는 약간 쉽게, 미적분은 약간 어렵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1등급 커트라인 변화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확률과 통계는 90점, 미적분과 기하는 각각 88점이었다.
절대평가인 영어에서는 강남대성학원과 메가스터디교육이 1등급 비율을 7% 안팎으로 내다봤다. 종로학원은 8.17%로 전망했다. 지난해 6.25%보다는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수능 이후 1등급 비율 평균인 8.33%보다는 낮다. 윤희태 영동일고 교사는 “9월 모의평가는 16% 가까운 학생이 1등급을 맞았을 정도로 쉬웠는데, 이 때문에 중위권 학생은 체감 난도가 더 높았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권 의예과 3~5점 상승
역대급 불수능이던 지난해보단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 전형 합격점이 소폭 상승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종로학원은 이날 수험생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주요 대학 정시 합격선을 발표했다. 국어·수학·탐구영역(2과목) 원점수 300점 만점을 기준으로 분석했다. 절대평가인 영어는 90점 이상 1등급을 받는다고 가정했다.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인문계열 최상위권인 서울대 경영대는 올해 288점을 맞아야 정시에 합격할 수 있다. 지난해 286점에 비해 2점 높은 점수다. 연세대와 고려대 경영대는 281점으로 작년보다 1점 올랐다.
다른 중·상위권 대학의 인문계열 학과도 지난해에 비해 7~9점 정도 상승할 것으로 분석된다. 종로학원이 내놓은 합격선은 성균관대 글로벌경영 270점, 서강대 경영학부 268점, 한양대 정책 264점, 중앙대 경영학 263점, 한국외국어대 LD학부 260점, 경희대 경영 259점, 이화여대 인문계열 257점,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255점 등이다.
최상위권 수험생이 지원하는 의학계열의 합격선은 서울대 294점, 연세대 293점, 고려대 292점, 성균관대 292점, 경희대·중앙대·한양대 289점, 이화여대 287점 등으로 예측됐다. 모두 지난해보다 3~5점 높아진 점수다.
○문과생, 교차지원 이과생까지 고려를
통합수능이 도입된 지 2년째지만 여전히 등급 예측은 어려울 전망이다. 국어, 수학에서 ‘공통+선택과목’ 체제로 시험을 치르는데, 다른 선택과목을 택한 학생들을 한꺼번에 비교해 표준점수가 산출되기 때문이다. 본인이 받은 원점수만으로는 등급을 예상하기 어렵고, 본인이 선택한 과목을 같이 치른 다른 학생들이 공통과목에서 몇 점을 받았는지까지 반영하는 표준점수가 중요한 구조다. 최종 표준점수는 각 서로 다른 선택과목을 고른 학생들을 모두 합해 계산되므로 지금으로선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문과생의 입시전략은 더 복잡해졌다. 통합수능 체제가 이과에 유리하다는 비판이 지속돼온 가운데 올해는 수학 과목의 변별력이 가장 커졌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같은 원점수를 받더라도 표준점수는 수학이 국어보다 높게 나올 것”이라며 “문과 수험생은 이과학생들이 문과계열에 교차지원할 경우를 고려해 정시에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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