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에서 맥주를 팔기로 한 계획이 개막 이틀 전 철회되면서 불만을 표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대부분 월드컵 관람객과 후원사들로 외신에서는 대회의 흥행 저조는 물론 국제축구연맹(FIFA) 위신에 금이 갔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의 1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20일 개막하는 월드컵을 관람하기 위해 카타르를 찾은 축구 팬 수천 명은 이날 도하 공항에 착륙해서야 맥주 판매 금지 소식을 접하고 분통을 터뜨렸다.
FIFA가 카타르와 논의 끝에 경기장 근처 맥주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하면서 술과 함께 월드컵을 즐길 수 있는 길은 원천 차단된 것이다. 카타르는 원래 경기 입장권 소지자에게만 경기 시작 전 지정 구역에서의 맥주 소비를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갑작스러운 변경 조치에 FIFA 후원사를 비롯한 각종 단체도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NYT는 이번 발표로 버드와이저와 FIFA가 체결한 7500만달러(약 1000억원) 규모의 계약에도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평가했다. FIFA의 대표적 후원사인 맥주 기업 버드와이저는 도하 내 고급 호텔을 인수, 이곳에서 월드컵 경기를 생중계하면서 맥주를 판매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축구 서포터즈 협회(FSA·Football Supporters' Association)도 성명을 내고 "진짜 문제는 맥주가 아니라 월드컵 주최 측의 소통 부재"라고 주장했다. FSA는 "어떠한 사전 설명도 없이 방침을 바꿔버리면 우리는 이들이 숙박, 교통, 문화 등 다른 사안과 관련된 약속도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NYT는 논란을 부른 FIFA의 해당 발표가 일반 관객에게만 적용되는 규제라고 꼬집기도 했다. FIFA 관계자와 기타 VIP 관객은 이들을 위해 경기장 내 따로 마련된 공간에서 맥주는 물론 샴페인과 와인까지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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