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일 브라우저, 작업시간 단축에 초점 맞춰 설계"

입력 2022-11-21 16:30   수정 2022-11-22 17:27

네이버의 웨일 웹 브라우저는 직장인 사이에서 ‘일잘러(일 잘하는 사람)’들의 멀티태스킹 업무 도구로 이름났다. 2017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연평균 이용자 증가세가 20%가 넘는다. 웨일의 국내 시장 순위는 크롬, 엣지에 이어 3위로 점유율 10%가량을 차지한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세계 대부분 나라의 웹 브라우저 시장이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서비스 일변도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효 네이버웨일 책임리더(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웨일 브라우저의 모든 기능은 ‘이용자의 작업 시간을 줄인다’를 목표로 설계했다”며 “이 덕분에 20~40대의 이용률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웨일은 화면을 여러 개로 나눠 쓸 수 있는 ‘옴니서핑’ 방식이 특징입니다. 이용자가 과제나 일을 할 땐 대부분 생각이 일직선으로 돌아가지 않아요. 특정 검색 결과를 읽다가 사전을 찾거나 번역문을 알아보고, 연관 용어를 또 검색해보는 식이죠. 웨일은 이 과정에서 이용자가 작업창을 왔다 갔다 할 필요가 없도록 듀얼 탭과 사이드바 등을 지원합니다. 정보가 연결된 채로 보이니 생각의 흐름도 끊기지 않죠.”

웨일의 듀얼 탭 기능은 화면을 두 개로 나눠 준다. 브라우저 한쪽에서는 글을 작성하고, 한쪽에선 관련 정보를 검색하거나 영상을 틀어둘 수 있는 식이다. 브라우저 가장자리에 있는 사이드바를 통하면 페이지를 이동하지 않고도 사전, 번역, 지도, 날씨, 뉴스 등 정보를 곧바로 열람할 수 있다. 김 리더는 “대부분 모니터의 길이가 양옆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기능을 착안했다”고 말했다.

웨일은 구글의 오픈소스(개방형) 웹브라우저 크로미움을 기반으로 한다. MS 엣지, 오페라, 삼성인터넷, 테슬라 자동차 브라우저 등도 크로미움 오픈소스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웨일이 외산 소스에만 의존하는 건 아니다. 호환성이 좋은 기본 뼈대를 가져다 자체적으로 살을 붙이고 있어서다.

오픈소스 생태계는 분산·협업 방식으로 개발이 이뤄진다. 김 리더는 “구글의 소스를 일방적으로 가져다 쓰는 게 아니라 네이버 개발자들도 의견을 제시하면서 소스에 기여하는 식”이라며 “작년 기준 네이버의 크로미움 기여 순위가 세계 5위였을 정도로 의견을 활발히 공유한다”고 말했다.

김 리더는 “웨일의 웹 기반 생태계를 넓혀 이용자가 어느 환경에서든 끊김 없이 원하는 정보를 편하게 얻을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PC와 모바일 운영체제(OS)가 안드로이드, iOS, 윈도우즈 등으로 나뉜 반면 웹 환경은 언어만 바꾸면 세계 어느 서비스든 호환될 수 있어서다. 그는 “수년 내에 웨일 브라우저를 키오스크, 차량, 로봇 등에서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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