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는 슈퍼스타의 대체 불가능성이다. 다른 사람이 대신할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인 실력을 갖춘 사람이 슈퍼스타가 된다. 손흥민의 연봉이 높다고 해서 실력이 처지는 선수를 손흥민 대신 기용하겠다는 감독은 없을 것이다. 대체 불가능한 선수라면 비싼 값을 주고라도 잡아야 한다. 축구팬들에게 평범한 선수들이 뛰는 경기를 두 번 보는 것과 손흥민이 나오는 경기를 한 번 보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손흥민의 경기를 택할 것이다.
둘째로 슈퍼스타가 제공하는 재화나 서비스는 여러 사람이 함께 소비할 수 있어야 하고, 한 단위를 추가로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 즉 한계생산비용이 제로(0)에 가까워야 한다. 손흥민의 플레이는 경기장은 물론 TV, SNS, 유튜브 등을 통해 전 세계에서 볼 수 있다. 그의 경기를 새로운 소비자 한 명에게 더 보여준다고 해서 추가적인 비용이 들지는 않는다.
다른 직업과 비교해 보면 이런 차이가 명확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미용사는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많은 사람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러려면 미용사의 노동과 미용 재료 등을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 한계생산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다.
디지털 혁명은 슈퍼스타 현상을 강화한다. 또한 스포츠와 연예계를 넘어 다른 분야로까지 슈퍼스타 현상을 확산하고 있다. 인터넷 강의가 등장하면서 유명 강사는 더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옛날엔 물리적 거리 때문에라도 학생들이 가까운 학원에 다녔지만 이제는 동네 학원을 놔두고 유명 강사의 인터넷 강의를 듣는다. 이 덕분에 슈퍼스타급 강사가 탄생한다. 플랫폼 산업을 중심으로 1등 기업의 시장 지배력이 높아지고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는 것도 슈퍼스타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먹튀’ 비판도 있다. 고연봉을 받자마자 경기력이 급락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스타 반열에 일단 오르면 더 잘해야 할 인센티브는 반감한다. 자유계약(FA) 선수가 되기 직전까지 잘했던 선수가 계약 후 잘하지 못하는 사례는 많다. 또 슈퍼스타를 많이 영입한 팀이 늘 우승하지는 않는다. 미국프로야구 뉴욕 양키스팀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 스타에게 줄 돈을 여러 선수가 나누면 모두가 행복하지 않으냐는 ‘평균론’ 주장도 있다. 시장 크기와 소득 수준도 슈퍼스타의 연봉을 좌우한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