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급매만 팔린다"…4분기 서울 아파트 '5% 이상 하락' 과반 돌파

입력 2022-11-21 18:23   수정 2022-11-21 18:32

고금리, 고물가로 주택 매수 수요가 끊기면서 아파트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역대 최저 수준의 가뭄도 이어지면서, 올해 4분기 아파트 하락 거래 비중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직방에 따르면 올해 4분기 현재 전국 아파트 거래는 1만5540건으로 이 중 직전 대비 5% 이상 대폭 하락한 거래의 비율은 37.7%(5863건)로 집계됐다.

4분기 서울 거래 건수 322건 중 5% 넘게 하락한 거래는 166건으로 51.6%로 집계됐다. 서울은 실거래 신고제도가 도입 된 이후 처음으로 대폭 하락거래가 전체 거래의 과반을 돌파했다.

전국과 서울 모두 5% 이상 대폭 하락거래의 과거 최고치는 금융위기의 여파가 있었던 2008년 4분기였다. 올해 4분기는 과거 최고치보다도 4~5%포인트(p)가량 높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역으로 상승거래는 크게 줄어들고 있으며, 특히 서울의 경우 직전 대비 5% 이상 상승거래의 비율이 4분기 현재 12.4%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단지 내 동일 면적이라도 리모델링 여부, 층과 향에 따라 가격 편차가 있을 수 있고 이 부분이 통제되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실제 시장에서 동일 조건 아파트의 상승거래는 찾아보기가 어려운 수준일 것으로 직방은 해석했다.

직방 관계자는 "2022년 하반기에 들어서며 전국적인 아파트 거래절벽 속에서 소위 '급매가 아니면 매매되지 않는' 하락거래 위주의 시장이 형성됐고 이러한 경향이 4분기에도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08년 말에는 급격한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단기적인 충격을 일부 해소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여전히 높은 물가와 미국 기준금리와의 역전 등으로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전망되고 있다"며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높은 주택 금융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면 하락 거래 위주의 현 시장 상황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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