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특혜·로비 의혹으로 기소된 민간사업자 남욱씨가 최근 '폭로전'에 나선 이유에 대해 "내가 잘못한 만큼만 처벌받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남씨는 2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거짓 진술로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길 생각은 없다. 내가 하지 않은 일까지 모두 떠안기 싫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폭로가 기존에 하지 않은 얘기를 털어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씨는 "내가 기존 진술을 번복한 것은 딱 하나(천화동인 1호 지분 관련)"라며 "나머지는 기존 조사에서 이미 했던 얘기거나, 전에 말하지 않았던 사실을 지금 얘기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남씨는 전날 재판에서 "조사 당시 사실대로 진술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2015년 2월부터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측 지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1차 수사에서 이 부분을 진술하지 못한 이유로는 "1년 전에는 이 대표가 지지율 1등인 대선 후보였다"며 "나는 그쪽에 대선 정치자금까지 준 상황이어서 말을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 측에서 남씨 등의 진술이 허위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진술 과정에서) 사실관계가 드러나고, 상대방들의 책임이 늘어나니까 그쪽에서 나를 안 좋게 보는 것 같다"며 "그렇다고 남이 내 징역을 대신 살아줄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법정에서 관련 사실들을 얘기하는 것도 거짓이면 법적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남씨는 대장동 사업에서 자신의 역할이 '자금원'이었다고 설명했다. 대관업무는 김만배씨, 인허가 및 사업자 선정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전체적인 사업 구조 설계는 정영학 회계사가 맡았다는 섷명이다. 사업을 총지휘한 '주도자'로는 "회사를 운영할 때 주식을 제일 많이 받는 것은 회장님"이라며 명목상 지분이 가장 많은 김만배씨를 에둘러 지목했다.
최근 수사받은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나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두고는 "나는 그분들을 본 적이 없다. 김 부원장은 한 번밖에 못 봤다"며 별다른 친분이 없다고도 강조했다. 미국 도피 의혹도 "수사가 시작되기 훨씬 전에 모든 가족이 미국으로 이사했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쟁점이 되는 의혹과 관련된 상세한 내용은 향후 재판 과정에서 추가로 드러나게 될 것"이라며 "어느 정도 사실관계가 밝혀지고 나면 언론에 전체적인 상황을 설명해 드리는 자리를 갖겠다"고 덧붙였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