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2030년엔 亞·太 최다 백만장자 보유국"

입력 2022-11-22 17:40   수정 2022-11-30 16:34


‘-7% vs -65%.’

싱가포르와 한국의 2020년 대비 2100년 인구 감소율 전망치다. 싱가포르는 7% 감소에 그치지만 한국은 65%가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유엔에 따르면 싱가포르 인구는 2020년 589만 명, 지난해 592만 명을 기록했다. 2042년 641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증감을 반복하다 2100년 544만 명이 될 것으로 유엔은 내다봤다.
이민으로 인구 유지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2020년 5183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한국 인구는 꾸준한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한국 인구는 2100년 1800만 명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싱가포르는 2018년 기준 전체 인구의 40% 이상이 해외에서 들어온 ‘이민자들의 나라’다. 말레이시아계가 주류이고 중국계(화교) 이민자도 중요 축이다. 리콴유 전 총리 등 중국계가 싱가포르의 엘리트층을 이루고 있다.

싱가포르 인구도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았다. 싱가포르 정부는 연례 보고서에서 “2020년 싱가포르 인구는 2019년보다 4.1% 줄어들었는데, 이는 1950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여파에 의한 봉쇄 조치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지난 4월부터 싱가포르 정부가 입국 제한 등과 같은 방역 조치를 해제한 뒤 인구 유입세가 회복되고 있다. 싱가포르 일간지 더스트레이츠타임스는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봉쇄 조치가 완화되면서 영주권자의 해외출입국이 쉬워진 데다 취업허가자 채용도 원활해진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싱가포르 국적의 시민 수는 2020년 350만 명에서 작년 355만 명으로 1.6% 증가하는 데 그친 데 비해 싱가포르 영주권을 취득한 외국인은 같은 기간 49만 명에서 52만 명으로 6.3% 늘었다.
인재 유치에 사활
싱가포르에서도 저출산과 고령화는 풀어야 할 과제다. 싱가포르의 합계출산율은 2020년 1.02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찍은 뒤 지난해 1.12명으로 소폭 회복했다. 하지만 출산율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의 탄포린 부교수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확실한 방법은 이민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지난 8월 싱가포르는 외국인 고소득자와 전문가 등을 위해 5년짜리 취업비자를 신설하기로 했다. 코로나19 봉쇄 당시 빠져나갔던 인재를 재유치하기 위해서다. 월소득 3만싱가포르달러(약 2900만원) 이상인 고소득자에게 내년 1월부터 5년짜리 취업비자를 발급하기로 했다. 스포츠, 과학, 예술 분야에서 성과가 뛰어난 전문가에게는 소득과 무관하게 취업비자를 내준다. 탄스릉 싱가포르 인력부 장관은 “천연자원이 거의 없는 싱가포르에서는 인재가 유일한 자원”이라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HSBC는 최근 보고서에서 “싱가포르가 2030년까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호주와 홍콩을 제치고 백만장자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자이민 컨설팅 기업 헨리앤드파트너스에 따르면 올해 싱가포르는 아랍에미리트(UAE) 및 호주와 함께 백만장자 이민을 가장 많이 받아들인 상위 3개국으로 집계됐다. 아시아 금융허브를 놓고 경쟁하는 홍콩이 최근 급격한 친중 노선을 택하면서 싱가포르행을 택하는 부유층 이민자가 더 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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