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는 신한투자증권 등 6개 금융사가 판매한 독일 헤리티지 펀드 관련 분쟁조정 신청 6건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과거 금융당국은 라임과 옵티머스펀드에도 동일한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분조위는 판매사가 독일 시행사의 사업이력, 신용도 및 재무 상태가 우수해 계획대로 사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함으로써 투자자 착오를 유발했다고 인정했다. 착오가 없었더라면 피해자들은 상품에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란 설명이다. 김범준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 부원장보는 “만기 상환 담보 장치가 독일 시행사에 대부분 맡겨져 있었지만, 시행사의 사업이력이나 신용도는 거짓되거나 과장됐고 2014년 이미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고 말했다.
투자자는 판매사 및 운용사에 약 5.5% 수수료를 2년간 지급하는 것으로 알고 계약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면 계약에 따른 수수료가 추가 부과돼 24.3%의 수수료를 부담하는 구조였다.
금융사 6곳이 판매한 헤리티지 펀드의 투자 원금은 총 4835억원이다. 신한투자증권이 3907억원으로 판매액이 가장 많았다. 이어 NH투자증권(243억원), 하나은행(233억원), 우리은행(223억원), 현대차증권(124억원), SK증권(105억원) 순이었다. 분조위 반환 결정이 난 것은 일반 투자자 대상으로 판매한 4300억원이고, 전문 투자자에게 판매한 것은 제외됐다. 분쟁 조정안 접수 후 피해자 및 판매사가 20일 안에 이를 수락하면 투자 원금이 반환될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금까지 판매사 측에서 조정안을 거부한 적은 없었다”며 “이번 결정을 마지막으로 많은 투자 피해가 발생한 소위 ‘5대 펀드’에 대한 분쟁조정이 일단락됐다”고 했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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