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축구 대표팀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전차군단' 독일을 꺾으며 이변을 낳자 일본 현지에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승리를 자축했다.
일본은 지난 23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독일을 2대 1로 격파했다. 전날 C조의 사우디아라비아가 우승후보 0순위 아르헨티나를 2대 1로 꺾는 파란을 일으킨 데 이어 이번 대회 또 한 번의 이변이다.
일본은 전반 30분 독일 일카이 귄도안에 페널티킥을 내주고 끌려갔지만, 후반 시작부터 선수 교체와 포메이션 변경으로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후반 30분 도안 리츠가 독일 골키퍼 손을 맞고 나온 공을 밀어 넣어 골망을 흔들었고, 8분 뒤 아사노 타쿠마가 페널티지역을 파고들어 쐐기골을 박았다.
독일은 4년 전 러시아 월드컵 당시 한국에 0대 2로 패한 데 이어 이번 월드컵에서도 일본에 패하는 등 아시아 국가들에 수모를 당했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결과가 나오자 일본 현지도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경기 직후 인근 식당 등에서 쏟아져 나온 인파로 거리가 가득 찼다. 한때는 경찰이 통제하기 힘들 정도의 상황이 빚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시부야의 랜드마크인 스크럼블 교차로에서의 모습이 영상으로 공개돼 공유됐다.
모리야스 감독은 "승리를 거둬 너무 기쁘다. 사우디가 아르헨티나에 승리한 것처럼 우리도 세계를 놀라게 하고 싶었고 아시아 축구의 가능성을 보여주려고 했다"며 "독일을 잘 분석했고 공격적으로 경기를 펼친 것이 주요했다"고 평가했다.
일부 일본 선수들은 24일 첫 경기를 치를 한국의 행운을 빌었다. 미나미노 다쿠미는 "내일 한국이 이겼으면 좋겠다"며 "한국 팀에 황희찬을 포함한 친구들이 있다. 한국도 뭔가 특별한 일을 낼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구보 다케후사 역시 "이강인이 어제 문자를 보내 행운을 빌어줬다. 나도 똑같이 해주겠다"며 "이번 대회가 이강인에게 굉장히 중요한 대회라는 걸 잘 안다. 나와 축구계에서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이라 잘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한국은 24일 오후 10시 우르과이와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갖는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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