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과 클라이밍장의 만남은 생소하게 느껴진다. CGV는 둘의 연결고리를 ‘층고’에서 찾았다. 영화관 상영관이 일반 매장보다 훨씬 높다는 점을 이용해 상영관의 한쪽 벽면에 클라이밍 홀드(인공암벽)를 설치했다. CGV는 이런 방식으로 올해 초 서울 돈의동 CGV피카디리1958에 300여 석 규모의 상영관을 허물고 피커스 1호점(피커스 종로)을 열었다. 이달에는 서울 구로동 CGV구로에 2호점(피커스 구로)을 냈다.
피커스에선 높이 4~5m의 볼더링을 즐길 수 있다. 볼더링은 별다른 안전장치 없이 같은 색깔의 홀드만 밟으며 가장 높은 곳까지 이르는 종목이다. 난이도에 따라 8개 코스로 나뉜다. 쉬운 코스는 초보자도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다.
피커스는 어느 새 ‘클라이머들의 성지’가 됐다. 피커스 구로의 월평균 이용객은 3000명에 달한다. 일반 클라이밍장에 없는 피커스만의 장점이 ‘매력 포인트’가 됐다. 우선 영화관이 지하철역과 바로 연결돼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영화 상영관이 바로 옆에 있어 영화 관람 전후로 틈틈이 클라이밍을 즐길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CGV 관계자는 “영화를 보러 온 사람이 대기시간 동안 클라이밍을 즐기고, 클라이밍을 하러 온 사람이 영화를 관람하기도 한다”며 “이용객 연령대가 높았던 CGV피카디리1958에선 피커스를 만든 후 젊은 층 고객이 늘어났다”고 했다. CGV는 피커스 지점을 꾸준히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피커스 구로에선 볼더링 대회도 열 계획이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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