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K팝 공연을 기획하고, 오디션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한국인이 이민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24일 인도네시아 이민국은 도착 비자(VoA)로 인도네시아에 입국해 오디션 프로그램을 진행한 TV 프로그램 제작 관계자 6명과 이들을 고용한 2명 등 한국인 8명의 여권을 압수하고, 이 중 7명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국의 한 공연 기획사 대표 A씨와 외주 제작사 관계자 등으로 확인됐다.
이민국에 따르면 A씨는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보이그룹 멤버를 뽑는다며 공개 오디션을 기획했다.
A씨는 이 오디션 과정을 촬영해 방송 프로그램으로 만들겠다며 외주 제작사 PD와 관계자 등을 인도네시아로 불러들였지만, 프로그램 제작자들은 정식 노동 비자가 아닌 관광 등을 위한 방문 비자로 입국했다.
노동 허가 없이 자카르타 등지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을 진행한 사실이 문제가 됐고, 이민국은 지난 21일 오디션이 진행 중인 자카르타 내 한 쇼핑몰에서 제작사 관계자들을 이민법 위반 등 혐의로 체포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이민법을 위반하면 5억 루피아(약 4225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A씨는 이민법과 노동법 위반 혐의 외에 사기 혐의로도 조사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A씨는 자카르타에서 지난 11일과 12일 이틀 동안 '위 올 아 원(We all are one)'이라는 제목으로 9명의 한국 가수들이 참여하는 K팝 공연을 기획하고, 1만2000석 규모의 경기장에서 2회 공연을 진행할 계획으로 티켓을 미리 판매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티켓 판매가 저조했고, 자금난 등 각종 악재가 겹치자 지난 4일 공연을 내년 1월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미 팔린 표의 환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구매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티켓 구매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weallareone_refundmymoney(위올아원 환불)'라는 해시태그를 다는 등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당국이 A씨를 일단 이민법과 노동법 위반 혐의로 체포한 뒤 추후 사기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인도네시아 이민국 측은 "많은 인도네시아인이 공연 티켓을 구매하면서 피해를 봤기 때문에 법에 따라 사건을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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